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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헌터 D - 가와지리 요시아키

Vampire Hunter D - Bloodlust (2000)

by 인문학애호가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뱀파이어 헌터 D"는 일본 성인 애니메이션의 금자탑 같은 작품 입니다. 작화와 미장센이 거의 예술의 경지에 도달해 있으며, 액션의 연출은 왠만한 헐리웃 액션 영화는 명함도 못내미는 수준입니다.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은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애니메이터로 경력을 쌓았고, 그의 초기작 "요수도시" 와 "마계도시 신주쿠"에서부터 성인용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이미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특히 초기작임에도 이미 액션 묘사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었고, 이어지는 현란한 액션으로 유명한 "무사 쥬베이 (일본명 수병위인풍첩, 영어명 Ninja Scroll)"는 세계적으로 히트친 걸작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D"는 "무사 쥬베이"가 제작된 후 7년후의 작품이지만 "무사 쥬베이"에서 많은 것을 가져오고 더욱 발전시켰습니다. 우선 "뱀파이어 헌터 D"는 작화의 장면 장면이 출력해서 액자에 담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웅장하며 화려합니다. 그리고 카메라의 각도 또한 어떻게 그런 각도를 구상했는지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경탄스러운 미장센입니다.


이 작품은 "키쿠치 히데유키"라는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요시타카 아마노"라는 화가가 캐릭터 작화를 하였습니다. "뱀파이어 헌터 D"의 D는 "던필(Dunpeal)"의 이니셜 입니다. "D"는 뱀파이어의 피를 가지고 있음에도 낮에도 어느 정도 활동이 가능한, 스티븐 노링턴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의 "웨슬리 스나입스"같은 "Daywalker" 입니다. 따라서 두 영화는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는데, 적어도 예술성에서는 "뱀파이어 헌터 D"가 한참 앞서 있습니다. "블레이드"에서는 태권도를 배운 "웨슬리 스나입스"의 액션에 주된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뱀파이어 헌터 D"는 액션 전체가 정교하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블레이드"의 마지막 액션인 "디콘 프로스트"와 "블레이드"와의 대결도 CG가 매우 어색하게 입혀져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반면, "뱀파이어 헌터 D"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사무라이의 절제된 액션이 가미되어 매우 감각적이면서도 스타일리쉬하여 관객의 눈을 완전히 사로잡습니다.


줄거리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귀족"이라고 불리우는 뱀파이어와 뱀파이어의 사냥꾼이 공존하는 시대에 부유한 가문의 딸 "샬롯"이 "귀족" 중의 제왕인 "마이어 링크"에게 어느날 밤 납치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엄청난 현상금을 걸고 두 팀의 "바운티 헌터"에게 따로따로 현상금을 제안하는데 한 팀은 인간의 팀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D" 입니다. 그런데 "샬롯"은 이미 "스톡홀름 증후군"을 넘어 "마이어 링크"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와 같이 뱀파이어 여왕 "카밀라 바토리"가 거주하는 5000년된 거대한 성 "체이드"로 가서 그 성에 감춰진 우주선을 타고 "별의 묘지" 끝에 있는 "밤의 수도"로 도피하는 것입니다. 현상금 사냥팀과 "D"에게 맡겨진 임무는 일단 "샬롯"을 살려 데려오거나 안되면 뱀파이어가 되기 전에 죽여서 괴물이 되지 않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의뢰를 받은 현상금 사냥팀은 "레일라"를 포함한 5명으로 각각 자신만의 무기와 능력을 지니고 있고, 이미 "귀족"을 수도 없이 해치운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현상금 사냥팀과 "D"가 "샬롯"을 태우고 "체이드"성으로 가고 있는 "마이어 링크"를 쫓아 갑니다. 그렇다고 "마이어 링크"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바르바로이'라는 괴물들이 사는 곳에서 3명을 차출하여 이 추격에 맞서 싸우게 합니다. 이렇게 쫓는 팀과 쫓기는 팀, 공격하는 팀과 맞서는 팀으로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기발한 형태의 결투가 벌어지며, 마지막 부분은 당연히 "마이어 링크"와 "D"의 결투입니다. 줄거리가 꼼꼼하고 느슨한 부분이 없으며 흥미를 주는 대사가 풍부하기 때문에 보다보면 어느 덧 엔딩 크레딧이 올라갑니다.


"가와지리 요시아키"감독의 이전 작품은 외설스러운 표현이 많은 완전 성인물이어서 가족과 같이 볼 수 없지만, "뱀파이어 헌터 D"는 그런 장면이 하나도 없고, 잔인한 장면도 "무사 쥬베이"보다 덜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족과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뱀파이어 여왕 "카밀라 바토리"는 헝가리의 귀족이면서 젊은 처녀들을 죽여서 그 피로 목욕을 하여 젊음을 유지하려고 했던 실존 인물 "바토리 에르제베트"에서 가져온 것으로 판단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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