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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에이터 - 마틴 스콜세지

The Aviator (2005)

by 인문학애호가

영화를 보면서 갈수록 실망만 커져가고, 내가 이런 영화에 시간을 허비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들 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를 보면 "이게 영화였지"하면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듭니다. 그의 걸작중의 하나인 "에비에이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의 다른 영화처럼 무려 2시간 30분이나 되는 장편인데 그 긴 시간동안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조금의 늘어짐도 없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관객의 마음을 휘젓고 다니는 이 걸작은 관객에게 "이건 아카데미를 싹쓸이 해야해.."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인 "하워드 휴즈"를 연기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광기와,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가히 찰떡으로 붙는다는 느낌을 받은 "캐서린 헵번"을 연기하는 "케이트 블란챗". 눈 앞에서 베벌리 힐스로 추락하는 비행기가 다수의 가옥을 휘저으면서 폭발하는 장면의 그 극적인 촬영, 그리고 자신의 전문 분야인 20세기 초반 미국을 가장 리얼하게 그려내는 "영화의 달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 진짜 이게 영화이고, 영화보는 "맛" 입니다. 그래서 2005년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수상에 머물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적어도 감독상은 줬어야 하는데. (남우주연상은 "레이"의 "제이미 폭스" 입니다. 아쉽지만 이건 "디카프리오"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각본상은 "이터널 선샤인" 입니다.)


이 영화는 미국 역사상 비행기에 미쳤던 위대한 풍운아 "하워드 휴즈"의 전성기, 특히 그가 사장인 TWA 항공사가 Pan Am 항공사와 대결하여 국제항공운영권을 따내는 장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하워드"라는 이름은 "아이언 맨"의 아버지 이름을 "하워드 스타크"라고 명명한 것에서도 그 지명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워드 휴즈"의 아버지는 석유시추시에 필수인, 땅을 뚫고 들어가는 드릴비트 (Drill Bit)로 억만장자가 되었으나 "하워드"가 18살때 세상을 떠났고, "하워드"는 이 막대한 재산을 이용하고, 평생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고 살았던 한 마디로 "다이어먼드 수저" 였습니다. 특히 비행기에 미쳐서 인생 초반에 헐리웃에서 거대 자본을 투자하여 2차세계대전에서 미 공군의 활약상을 그린 "지옥의 천사들"이라는 영화를 만들었고, 이후에 다수의 영화를 연출하면서 당시 헐리웃의 유명 여배우와 염문을 뿌리다가 결국 TWA 항공사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항공사업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당시 상원의원과 결탁하여 국제항공운영권을 독점하려던 Pam Am 항공사를, 상원의원의 면전에서 그 커넥션을 까발려 결국 원하는 것을 획득하는 이야기를 매우 드라마틱하게 연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그래도 심각한 "결벽증"을 앓고 있던차에 비행기 추락사고까지 당하여 지독한 "대인기피증"까지 겪고 있던 상황에서 거침없이 상원의원을 구렁텅이로 몰고가는 그 장면이 이 영화의 백미 입니다.


당시 헐리웃 최전성기의 여배우들인 "진 할로우", "캐서린 헵번"과 "에바 가드너"와 "하워드 휴즈"의 이야기도 상당히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특히 "캐서린 헵번"의 그 털털한 성격을 완벽하게 재연하는 "케이트 블란챗"과 도도한 "에바 가드너"를 연기하는 "케이트 베킨세일"의 연기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으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디 카프리오"의 영화입니다. 타협이란 일절 없는 불굴의 추진력, 궁지에 몰려도 결국 살아나오는 그 생명력, 그리고 각종 질병에 시달려 괴로워하는 장면을 이렇게 기막히게 연기할 수 있는 다른 "하워드 휴즈"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진정으로 "영화보는 맛"을 알려주는 걸작입니다. "마틴 스콜세지" 영감님. 장수 하셔야 합니다.


"Aviator"는 "에비에이터"가 아니라 "에이비에이터"입니다.


"Ava Gardner'를 "에바 가드너"로 읽는 것도 잘못입니다. 극중에서 "디 카프리오"가 분명히 "에이바"로 발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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