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헌터 - 마이클 치미노

The Deer Hunter (1978)

by 인문학애호가

이 영화는 1979년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쥔 작품이고 무엇보다도 매우 중요한 "반전 영화" 입니다. 사실상 아무런 의미없는 "베트남 전쟁"이 미국인에게 어떠한 상처를 남겼는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전쟁을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뼈아픈 깨달음을 주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로버트 드 니로"는 수상을 하지 못하고 조연인 "크리스토퍼 월켄"이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IMDB 평점 8.1 이라는 놀라운 점수가 이 영화의 작품성을 보증하기는 하지만 저에게는 얼마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미국의 한 마을에 제철소가 있고, 한 무리의 남자들이 그곳에서 일을 합니다. 그리고 일이 끝나면 친구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그날의 피로를 해소합니다. 그런데 이 무리 중에서 3명이 곧 "베트남 전쟁"에 참전할 예정이고, 하필 그중 한 명은 곧 결혼식이 있습니다. 참전하게 되는 이는 "마이클 (로버트 드 니로)", "닉 (크리스토퍼 월켄)", 그리고 "스티븐 (존 새비지)" 입니다. 이 중 "스티븐"이 결혼을 합니다. 총 러닝타임 3시간 중에 1시간이 결혼식과 피로연 파티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이 피로연에서 "린다 (메릴 스트립)"은 "닉"의 애인입니다. 그렇지만 "마이클"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그야말로 난리 입니다. 모두 친구이기 때문에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곧 떠날 파병에서 살아남아 이 즐거운 순간을 다시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 중 "마이클"은 "사슴 사냥"을 즐깁니다. 그래서 파병전에 친구들을 이끌고 "사슴 사냥"을 나갑니다. 사냥을 준비하기 전에 "마이클"과 "닉"은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마이클 : "베트남 생각해?"

닉 : 응. 글쎄 사슴이나 베트남에 대한 생각도 나지만, 나는 나무가 좋아. 산에 이리저리 서 있는 나무가 더 좋아. 다들 개성이 있거든.

사냥 준비를 마치고, 결혼식과 파티가 끝난 뒤에 친구들은 "사슴 사냥"을 나갑니다. 그리고 "사슴 사냥"이 끝나자 마자 장면이 순식간에 베트남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파병되었던 세 명은 모두 베트콩에게 붙잡혀 있습니다.


이제 베트콩은 붙잡힌 포로들을 데리고, "러시안 룰렛"으로 생명을 걸고 놀이를 합니다. 탄창이 빈 6발 리볼버에 총알을 1개 넣고 돌린 후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에 만듭니다. 주위에서 기관총을 겨누고 있어 무조건 해야 합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이고 실제로 사람이 죽어나갑니다. 그리고 "스티븐"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이어 "마이클"과 "닉"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마이클"은 총알을 3개를 넣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면 사망의 확률이 1/6에서 3/6로 커진다고 꼬십니다. 이제 리볼버에는 3개의 총알이 있고, "마이클"은 이 세 발을 베트콩에게 쏩니다. 그리고 가까스로 세 명은 탈출합니다.


우선 부상을 당한 "닉"이 먼저 헬기로 호송되어 치료가 완료되고, 다리 부상이 심각한 "스티븐"은 "마이클"이 책임집니다. 이제 다시 고향입니다. 가까스로 고향에 돌아온 "마이클"은 "린다"에게 가고, 아직 "닉"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둘의 연애기 시작됩니다. 동시에 "마이클"은 베트남에서 다리에 큰 부상을 당한 "스티븐"이 결국 다리를 모두 잃고 휠체어에 의존하면서 국군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티븐"은 절대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침상 옆에 있는 서랍을 보여주며 "닉"이 베트남에서 여전히 돈을 보내주고 있다고 합니다.


"마이클"은 "베트남 전쟁"에 의하여 붕괴된 자신과 친구들, 그리고 주변 이웃과의 관계를 모두 전쟁 전으로 돌려놓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닉"을 데리러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거기에서 가까스로 "닉"을 만나지만, 그는 "러시안 룰렛"에 완전히 미쳐 있고, "마이클'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마약에 중독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은 "닉"의 기억을 깨워보려고 "러시안 룰렛"을 하지만 결국 "닉"은 머리에 총알을 발사하고 사망합니다. "닉"의 시신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온 "마이클"은 "스티븐"을 병원에서 데려오고, "닉"의 장례를 치룹니다.


결국 이 영화는 "반전 영화" 입니다. "스티븐"의 결혼식과 피로연, 베트남 전쟁의 표현과 "러시안 룰렛" 장면에 매우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베트콩의 강압에 의한 "러시안 룰렛" 장면은 분노가 끓어오를 정도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렇게 극적인 줄거리를 가진 영화치고는 주인공이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기에는 연출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연기의 신"인 "로버트 드 니로"와 "메릴 스트립"이 자신의 연기를 마음껏 표출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담담합니다. "베트남 전쟁"이 행복으로 가득했던 우정을 쑥밭으로 만든 것을 이해하기에, 좀 더 감정적이고 극적인 표현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주제곡인 "카바티나"가 수시로 영화에 등장하는데 생각보다 잘 녹아들지를 못합니다. 좀 더 다양한 곡을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우 비슷한 줄거리를 지닌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오우삼" 감독의 최고 걸작인 "첩혈가두" 입니다. 이 영화는 실로 분노와 안타까움의 감정을 극한으로 끌고 갑니다. 특히 피날레에서 머리에 총알이 박힌 "장학우"가 "양조위"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깊은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제게는 "첩혈가두"가 "디어 헌터"보다는 좀 더 좋은 작품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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