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흔적 - 헨리 킹

Beloved Infidel (1959)

by 인문학애호가

이 영화는 1959년작으로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말년의 사랑과 좌절 그리고 갑작스런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장 사랑받는 작가중의 한 명에 관한 영화인데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이 위대한 영문학 작가의 말로가 너무나 비참해서 차마 알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1950년대 멜로드라마의 거장 "헨리 킹" 감독은 소위 "재즈 시대"의 작가인 "헤밍웨이"나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좋아해서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킬리만자로의 눈" 등을 영화화 하였고,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라"를 영화로 옮겼습니다만, 작가의 말년을 조명한 영화는 이 영화가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만큼 "피츠제럴드"의 인생은 그 자체로서 한 편의 영화가 되기에 충분한 극적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의 흔적"이라는 제목은 우리나라에서 작명한 것이고, 원래는 "Beloved Infidel" 즉, "사랑하는 이교도" 입니다. 이 표현이 쉽게 이해되기 어려워서 "사랑의 흔적"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Beloved Infidel"은 "피츠제럴드"가 자신의 마지막 연인인 "쉴라 그레이엄"에게 바치는 시의 제목입니다. 즉,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 바로 "쉴라 그레이엄" 입니다. 그리고 "쉴라 그레이엄"의 동명의 자서전이 이 영화의 원작 입니다. "피츠제럴드"와 "쉴라 그레이엄"은 각각 "그레고리 펙"과 "데보라 커"가 연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그레고리 펙"은 "피츠제럴드"와 외모는 거의 닮지 않았지만 연기력 만큼은 만점 입니다. 절망과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알콜에 중독된 "피츠제럴드"를 매우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화 "왕과 나"로 잘 알려진 "데보라 커"의 연기는 그녀의 지적이고 품격이 넘치는 아름다움이 절제된 슬픔의 표현에 매우 잘 어울립니다.


시대는 1936년 입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을 출발하여 뉴욕으로 향하는 배에 승선한 "쉴라 그레이엄". 그녀는 미국에서 미모의 "가쉽 칼럼니스트"로 유명세를 얻게되고, 캘리포니아로 가서 영화계 인사들과 친분을 맺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과 식사를 같이 하게 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스콧 피츠제럴드"를 만나게 됩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스콧 피츠제럴드"는 촉망받는 작가가 되기는 했지만, 아내 "젤다"와 젊은 시절을 너무 방탕하게 낭비하였고, "젤다"는 지병으로 정신병원에 가게 되었으며, 모아놓은 돈을 모두 탕진했기 때문에 "피츠제럴드"는 소설을 잠시 접어두고 헐리우드에서 각본가로 생활하며 아내의 병원비와 하나뿐인 딸의 교육비를 대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파티에서 "쉴라 그레이엄"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둘의 운명적인 연애가 시작됩니다. 한 눈에 서로 반하게 되고, 바로 연인관계로 발전합니다.


여기서 "피츠제럴드"는 추락하는 중이고, "쉴라"는 비상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쉴라"는 자신의 성공을 위하여 원래 비천한 신분이었던 과거를 숨기고 있었고, 자신의 글쓰기나 문학적 지식의 부족함으로 인하여 항상 자신감의 상실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피츠제럴드"가 채워줍니다. 반면 아내 "젤다"의 병원비와 딸의 양육비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피츠제럴드"에게 "쉴라"는 둘도 없는 단비 같은 존재가 됩니다. 이제 "쉴라"는 자신의 과거를 "피츠제럴드"에게 모두 밝히고, 그는 그런 그녀를 망설임 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는 소설에서 빛나는 능력을 발휘하였으나 영화대본은 소설과는 다르기 때문에 결국 그는 스튜디오에서 부적격으로 해고가 되고, 자신의 한계와 절망은 그를 다시 알콜중독자가 되게 만듭니다. 이제 그는 조금씩 조금씩 "쉴라"의 인생에 방해요소가 되기 시작하며 그녀를 따라다니면서 그녀의 앞길에 걸림돌이 됩니다.


그럼에도 "쉴라"는 그를 원망하지 않고, 해변가에 숙소를 얻어서 그에게 다시 글을 시작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인 "마지막 태풍 (The Last Typoon)"의 집필이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자신과 "쉴라" 입니다. 그런데 소설가로서의 "피츠제럴드"의 능력은 이미 거의 소진되었고, 이 마지막 작품도 출판사에서 거절당합니다. 이제 그의 좌절은 그를 절망의 수렁으로 깊숙히 밀어넣고, 결국 "쉴라"에게 손찌검을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됩니다. 이 때문에 둘은 결국 따로 살게 되지만 "피츠제럴드"가 각성하고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면서 가까스로 다시 옛날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피츠제럴드"의 몸은 알콜로 완전히 망가진 상태이고, "쉴라"와 영화를 보다가 심장의 통증을 느껴 집으로 돌아온 그는 그의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다가 그대로 쓰러져 사망합니다. 그리고 "쉴라"는 깊은 슬픔의 눈물을 흘립니다.


영화는 매우 감동적이고도 슬픕니다. 그런데 그 슬픔은 이 대단한 재능의 작가와 그의 마지막 연인과의 이별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버티기 힘든 "인생의 무게"에 대한 공감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발표하고 "헨리 킹" 감독은 마지막으로 한 편의 영화를 더 찍는데 바로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라 (Tender is the night)" 입니다.


현재 이 영화의 전체가 YouTube 에 올라와 있습니다. https://youtu.be/u8IxNWqBW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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