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턴스 - 코랄리 파르쟈

The substance (2024)

by 인문학애호가

외국인 감독의 적극적인 수용으로 헐리웃 영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리스 출신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연출, "엠마 스톤" 주연의 "가여운 것들"에서도 "정말 극한까지 밀어붙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프랑스 출신의 여성감독 "코랄리 파르쟈"가 연출하고, "데미 무어", "마거릿 퀄리" 주연의 "서브스턴스 (물질)"도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보자"하는 식으로 극한으로 몰아가는 영화 입니다. 적어도 현재 (2024. 10. 16) 까지는 금년에 발표된 영화 중 가장 충격적이고, 가장 전율적이며, 가장 감당하기 힘든 영화가 "서브스턴스" 입니다. 마지막 15분 남겨놓고는 정말 어디까지 갈 것인가, 더 이상은 못 보겠다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감독상, 촬영상, 여우주연상(데미 무어)을 줬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영화에는 젊어지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나이든 여인에게 마법의 물약을 처방하여 젊은이로 재탄생 시킨 후, 극한으로 몰고가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죽어야 사는 여자"가 들어있고, 인간을 기괴한 "크리쳐"로 변형시킨다는 측면에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비디오 드롬"과 "플라이'가 있으며, 복도를 적극 활용한 촬영에서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이 들어있고, 다수의 사람에게 "피 범벅"을 하는 장면에서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캐리"가 들어 있습니다. 찾아보면 더 많은 영화가 떠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 전체를 "초 근접"으로 당겨서 촬영하고, 여성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카메라의 이동에 거침이 없습니다. 보다보면 마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계 태엽장치 오렌지"를 보는 느낌도 듭니다.


이 영화의 시작은 하늘색 테이블 위에 놓인 껍질을 깬 "날 계란" 하나 입니다. 이 계란의 노른자에 초록색 액체를 주사하면 노른자의 측면에서 완전히 새것 같은 또 다른 노른자가 돌출되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이 초록색 액체, 즉 "서브스턴스"의 효능을 나타냅니다. 이제 장면이 바뀌어 "명예의 거리"에 분홍색의 별모양의 "인장"이 만들어 집니다. 그리고 50대에 접어든 "엘리자베스 스파클 (데미 무어)"이 다수의 여인들과 "에어로빅" 영상을 찍고 있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화장실에 가려다 여성 화장실이 고장나 남성 화장실의 한 칸에 들어간 그녀는 화장실로 들어온 사장 "하비 (데니스 퀘이드)"가 "나이가 많은데도 계속 버티고 있다"고 자신을 비난하는 얘기를 엉겁결에 엿듣게 됩니다. 그리고 사장과의 면담 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자신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찢겨져 내려오는 것을 보다가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다행히 병원에서 이상이 없으니 퇴원하라고 하는데, 남자 간호사가 그녀의 코트에 이상한 USB 메모리를 하나 넣습니다. 이 USB 메모리에는 "서브스턴스"를 써보고 싶으면 연락하라는 동영상이 들어있고, 욕실에서 어느덧 무너져버린 자신의 육신을 바라보다가 결국 연락을 취하여 주사약을 손에 넣게 됩니다. 이 주사약 포장 박스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활성제 (Activator) : 이 물약을 몸에 주사하여 실험에 참여하고 1회용이며, 남은 것은 재사용하지 마시오라고 경고합니다.

안정제 (Stabilizer) - 다른 자아가 사용. 모체의 허리에서 척수를 뽑아 다른 자아가 자신에게 주사합니다.

전환 기구 (Switch) : 혈액을 서로 교환합니다.

모체용 음식 (Food Matrix)와 다른 자아용 음식 (Food other self) : 의식이 없을 때 주입합니다.

한 번 만 사용하고, 매일 안정시키고, 예외 없이 7일마다 전환됩니다. 끝으로 "당신은 하나입니다"라는 메모가 있습니다.


이제 스파클은 과감히 활성제를 주사하고 그 자리에서 기절합니다. 이어 그녀의 등이 갈라지면서 마치 인트로에서 계란의 노른자에서 다른 노른자가 나오듯 젊은 여성(마거릿 퀄리)이 나옵니다. 다른 몸에서 나왔지만 그녀의 의식은 원래의 모체, 즉 스파클의 의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몸 만 젊어졌습니다. 이제 이 여인은 모체의 허리에서 1주일 분량의 "척수"를 추출하고 매일 한 번 씩 몸에 주사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수 (Sue)"라고 부르고 자신을 해고한 회사의 오디션에 참석하여 스파클이 있던 자리를 당당히 거머쥡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나 다시 스파클이 깨어나고 수는 옆에 쓰러져 있습니다. 이제 스파클은 "리필 키트"를 가지러 가는 것 외에는 그냥 집에 박혀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일 없이 일주일이 흐르고 다시 수가 깨어납니다. 이제 그녀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스파클이 했던 "에어로빅" 영상을 촬영합니다. 이 때 파르쟈 감독은 늙은 스파클과의 대비를 주려고 스파클의 "에어로빅"은 지극히 고전스타일처럼 포괄적으로 대상을 잡는 반면, 수의 "에어로빅"은 지극히 야하고 현대적으로 찍고, 카메라는 수의 몸을 빈틈없이 훑고 지나갑니다. 즉, 카메라는 남자의 눈인 것입니다. 이제 수는 1주일이 짧습니다. 촬영도 해야하고, 연애도 해야하고, 1주일에 끝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스파클에게서 하루분의 "척수"를 더 뽑아내고 하루를 연장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깨어난 스파클은 자신의 손가락 하나가 완전히 노인의 것으로 변해 있는것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치료약은 없고,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이제 스파클은 또다시 리필 키트를 수령하고 카페에 들려 커피를 한 잔 시키다가 한 추레한 노인에게서 약물 오용에 대한 경고를 받습니다. 사실 이 노인은 USB 메모리를 전해준 젋은 남자 간호사의 모체 입니다. 이 노인은 젊은 자아는 행복하지만, 모체는 지극히 외로워진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스파클은 이 외로워지는 문제를 극복하고자 자신에게 관심을 가졌던 남자친구와 약속을 잡고 잔뜩 꾸미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나가려다가 창밖의 빌보드의 "수"를 보게되고 자신의 외출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다시 수의 시간이 왔습니다. 사장은 수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보고 "에어로빅"을 넘어 "새해 전야 쑈"의 사회를 맡기려고 합니다. 최고의 영광의 자리입니다. 이제 수는 스파클로 돌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1주일로 해결이 안됩니다. 그래서 쓰러진 스파클의 허리에서 수시로 "척수"를 뽑아냅니다. 그리고 깨어난 스파클은 자신이 거의 할머니가 된 것을 보며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또 수의 시간이 왔습니다. 이제 수는 더 많은 "척수"를 뽑아내고, 결국 스파클에게서 더이상 "척수"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오면서 기절합니다. 깨어난 스파클은 자신이 이제 할머니를 넘어 몬스터처럼 외모가 징그럽게 변하는 것을 보고 실험을 끝내고자 "마지막 키트"를 받아오고 수에게 주사합니다. 그러나 수는 결국 자신입니다. 한창 잘나가고 있는 수를 죽일 수 없어 결국 자신의 혈액을 수에게 주입하고, 다시 깨어난 수는 자신의 모체인 스파클을 온갖 폭력을 동원하여 죽여버립니다. 그리고 촬영하러 갔다가 다수의 이빨이 빠지는 것을 보고 "척수"를 구해야 하는데 스파클이 죽어 구할 수 없으므로 1회만 쓰고 버리라는 "활성제"가 효과가 있을까싶어 찾아서 몸에 주입하고 쓰러집니다. 이제 쓰러진 수의 등이 갈라지고 다양한 형태로 분화된 징그럽기 그지없는 괴물이 몸 밖으로 나옵니다. 정말 징그럽습니다. 이 괴물은 수의 푸른 드레스를 입고 스파클의 사진에서 얼굴을 도려내어 붙이고 촬영장으로 갑니다. 여기서부터 정말 영화가 보기 힘들어 집니다. 당연히 촬영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근처의 남자에게 몽둥이로 가격을 받아 머리가 박살납니다. 그러나 머리는 재생이 되고 촬영장에 있던 관객에게 엄청난 양의 피를 뿌리고 촬영장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자신과 수의 사진이 걸려있던 복도 조차도 피로 물들입니다. 이제 도망가던 괴물은 결국 몸이 붕괴되어 터지고, 스파클의 머리만 남아 "분홍색 별인장"위로 기어가서 녹아버립니다. 그리고 다음날 청소차가 깨끗이 청소해 버립니다. 결국 죽어야 이 사단이 끝이 납니다.


인트로의 노른자를 의미하는듯, 스파클과 수는 모두 노란색 코트를 입고 다닙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는 젊은 남자, 늙은 남자 할 것 없이 오직 젊은 여자만 추종합니다.

스파클을 늙었다고 쫒아내는 하비와 투자자들은 모두 노인입니다. 이 모든 노인들에게 영화의 말미에 괴물이 된 스파클은 자신의 피를 뿌려 복수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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