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 브램 스토커

Dracula (1897)

by 인문학애호가

드라큘라 vs 드라큘라

환상문학의 걸작 Bram Stoker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읽었습니다. 오래전에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이 책을 처음으로 시도했다가 드라큘라가 절벽을 맨 손으로 내려가는 장면에서 너무 무서워 책을 접었던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사실 이 작품은 흡입력이 엄청난 작품 입니다. 이 작품은 이미 수시로 영화화도 되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그 중 영화 <대부>의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원작에 가장 가깝게 옮겨진 작품으로 알려져 있어 원작이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코폴라 감독의 영화는 고증을 정말 잘하기는 했으나 원작에서 큰 줄거리와 컨셉 그리고 약간의 대사 정도만 가져 왔을 뿐 원작의 절반도 재연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줄거리가 매우 긴 작품이기 때문에 영화를 다시 보면서 코폴라 감독이 나름 선방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원작의 재현이기도 하지만 재창조이기도 합니다. 코폴라의 상상력에 감탄을 하게 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코폴라는 왜 드라큘라가 흡혈귀가 되었는지를 표현하고 싶었으나 소설에서는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영화와는 다르게 미나와 드라큘라는 서로 모르는 관계입니다.


소설에는 2명의 중요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데 하나는 절세미녀 루시이고, 또다른 하나는 주인공인 미나입니다. 루시에게는 무려 3명이 청혼을 했고, 미나는 드라큘라 성을 탈출한 조나단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나가 매우 현명하고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됩니다. 이 부분이 영화와 다릅니다. 즉, 루시와 미나는 외모만 뛰어난 여자와 매우 똑똑한 여자로 대립되는 관계입니다. 그리고 드라큘라는 루시를 흡혈귀로 만들어 목이 잘리게 만들지만, 미나는 똑같이 피를 빨리고도 끝까지 흡혈귀로 변하지 않고 정신력으로 이겨냅니다. 다양한 남자 캐릭터가 나오지만 미나는 거의 반 헬싱 교수급의 높은 지적 수준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결국 남자들을 선두에서 지휘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드라큘라의 적수는 반 헬싱이지만, 실질적인 리더는 미나입니다. 그리고 미나 앞에서 드라큘라는 가차없이 목이 잘리고 심장을 칼에 찔려 먼지처럼 사라지고 소설이 끝납니다.


영화는 괴기와 공포를 주요 제재로 삼고 있으나 소설에서는 <에픽>을 보여줍니다. 드라큘라 성에서 조나단이 겪게되는 섬뜩한 상황에서의 정교한 상황묘사, 나중에 남자들과 반 헬싱, 미나가 드라큘라 성으로 처들어 갈 때의 그 장대하고도 격정적인 상황등 영화에서는 묘사하지 않았던 장면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작가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 넘치는 표현이 가득하여 왜 이 작품이 명작인지를 증명합니다. 이와 같이 소설은 소설 나름대로 영화는 영화 나름대로 특색이 있어, 두 작품 모두 비교하며 감상하면 좋습니다. 소설을 완독하고 영화를 다시 보았는데, 머리속에서 저도 모르게 줄거리가 추가되어 처음 봤을때보다 훨씬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소설이나 영화나 걸작은 걸작입니다. 원작자 이름의 브램은 “아브라함”을 줄인것이고, 반 헬싱 교수의 이름도 역시 “아브라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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