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오브 맨 - 알폰소 쿠아론

Children of men (2006)

by 인문학애호가

미국이 멕시코 이민자들을 배척해도 멕시코 출신 영화감독들이 현재의 헐리웃의 수준을 한참 끌어올린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그리고 알폰소 쿠아론. 이름만으로도 예술가의 경지에 오른 영화감독으로 손꼽힙니다. 게다가 세 감독 모두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델 토로 감독은 "셰이프 오브 워터"로, 이냐리투 감독은 "버드맨"으로, 그리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해리포터 시리즈중 가장 걸작으로 꼽히는 3편 "아즈카반의 죄수"와 찰스 디킨스 원작의 "위대한 유산"을 연출한 바 있습니다. "칠드런 오브 맨"은 이 대가의 또다른 걸작영화 입니다.


때는 2027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임이 퍼져 불임률이 무려 90%가 넘습니다. 즉, 아이가 더이상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되면서 가장 어린 18살짜리 사내아이가 살해당해서 전세계가 슬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바로 인류 역사의 마지막에 도달한 세상을 보여줍니다. 전 세계가 몰락을 하고 그나마 영국만이 가까스로 통제되고 있는 상황 (물에 잠긴 서울도 아주 잠깐 나옵니다). 이민자들에 의하여 불임이 퍼졌다는 소문으로 이민자의 방출 작전이 펼쳐지고, 이것을 반대하는 일명 "피시당"이라는 무장단체와 경찰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젊은 흑인 여인 "키"가 임신을 하게 되고, "피시당"의 우두머리인 "줄리앤 (줄리앤 무어)"은 전 남편인 "테오 (클라이브 오웬)"을 시켜 이 여인과 아이를 "휴먼 프로젝트"라는 과학자 단체에 보내려고 합니다. "휴먼 프로젝트"는 불임을 고쳐서 인류를 다시 회복시키려는 단체 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를 "피시당"은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한 몫 잡으려고 하고, 우두머리인 "줄리앤"마저 살해하기에 이릅니다. "테오"는 "줄리앤"의 유언에 따라 목숨을 걸고 "키"와 그녀의 아이를 데리고 이민자 수용소로 잠입합니다. 이 수용소에서 도움을 받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휴먼 프로젝트"의 "투모로우"라는 배에 오르면 됩니다. 그러나 이민자 캠프에서 아랍계와 프랑스계 그리고 "테오"를 쫒아온 "피시당"이 모두 봉기하여 경찰과 처절한 시가전이 벌어집니다. 이 시가전이 정말로 놀랍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오마하 해변 전투 장면처럼 살기가 넘치고 전쟁 리얼리티의 끝을 보여줍니다. 이 시가전에서 "테오"는 아이를 "피시당"에게 빼았깁니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숨어있는 폐허 건물을 경찰이 습격하여 총격과 대포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아이와 애엄마를 다시 찾은 "테오"가 아이를 데리고 건물 밖으로 나올때 이민자나 경찰 모두 순간 전투를 멈추고 아이를 바라보며 감동을 받습니다. "얼마만에 보는 아이인가..." 이 부분이 정말로 감동적입니다. 테오는 아이와 애엄마를 무사히 배에 태우고 시가전은 다시 진행되고, 결국 이민자들은 비행기의 폭격에 의하여 몰살됩니다. 탈출에 성공한 "테오"와 아이, 그리고 애엄마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오는데 안타깝게도 "테오"가 "피시당"의 두목의 총에 복부 관통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결국 보트에 접근하는 "투모로우"호를 뒤로 하고 "테오"는 사망하고 아이와 애엄마 "키"는 승선합니다.


아이와 엄마를 흑인으로 설정한 것은 인류의 시작이 아프리카였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입니다. 또한 아이가 딸이라는 사실도 최초의 인류 화석 "루시"를 반영한 것이라고 봅니다. 감독은 이 간단한 설정으로 인류가 결국 다시 시작하는 것 외에는 현재로서는 답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원작이 있습니다. P. D. 제임스라는 여성작가는 동명의 소설입니다. 그러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거의 새로 쓰다시피 각색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작과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뛰어난 각색으로 인류가 맞이한 "불임"이라는 문제의 심각성을 매우 설득력있게 풀어냅니다. 우리에게는 이 "불임"으로 인한 멸망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 번 정도는 봐줘야 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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