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rba the greek (1964)
몇 년 전에 그리스의 위대한 문호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벅찬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로 영혼을 흔드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앤소니 퀸"의 명연기로 가득한 1964년도 흑백 영화를 보았습니다. 흑백영화입니다만, 흑백인가 컬러인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앤소니 퀸"이 보여주는 연기는 그냥 "알렉시스 조르바"그 자체입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소설에서 상상했던 바로 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감독이 제작, 각본, 연출을 모두 했고, "앤소니 퀸"도 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20세기의 그리스 최고의 작곡가인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입니다. 비록 흑백이었지만 소설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하여 나름 최선을 다한 작품입니다.
"나"는 그리스의 크레타섬 출신으로 부친이 물려준 갈탄 광을 개척하고 작가로서 글도 쓰려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바람이 너무 거세서 잠시 부두의 술집에 들어와 있는데 갑자기 "알렉시스 조르바"라는 거칠게 행동하는 사람이 찾아와 친한척 하면서 자신을 써달라고 합니다. "나"는 미심쩍은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짐이 워낙 많았고, "조르바"가 탄광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를 채용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비바람을 뚫고 크레타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 탄광을 물려받기는 했으나 숙박할 곳이 없던 상황인지라 "오르탕스"라는 이름의 프랑스 출신의 여인이 운영하는 호텔에 투숙하게 됩니다. 이 호텔에서도 "조르바"의 친화력은 변함 없습니다. 이 호텔 주인은 프랑스 함대의 제독의 연인으로 우연히 크레타섬에 오게 되었다가 결국 평생 머물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과부"한 명이 등장합니다. 크레타섬에 있기에는 아까운 미모의 중년의 여성으로 크레타섬의 모든 남성이 한 번 품어보기를 원하며, 동시에 그게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기에 증오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여성에게 친절을 베풀고 (기르던 양을 찾아주고) 그녀에게서 간택을 받습니다.
이제 "조르바"는 갈탄광의 개척을 시작합니다. 다수의 크레타 노동자들을 데리고 시작하지만, 갈탄광 자체가 이미 너무 낡아서 수시로 무너지기 일 수 입니다. 이제 갈탄광은 포기하고 "조르바"는 "나"에게 다른 사업거리를 제안합니다. 바로 산 위의 숲의 무성한 나무를 베어서 판매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나무를 산 아래로 끌어내리기 위하여 일종의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하고 "나"에게서 가진 자금을 모두 받아 재료를 구하기 위하여 그리스 도심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술"과 "여자"에게 자금을 탕진을 합니다. 그런데 "조르바"는 이런 상황을 "나"에게 자랑하듯이 편지를 쓰고 "나"는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조르바"를 사랑하는 호텔 여주인은 "조르바"에게서 온 편지에 큰 기대를 하였고, "나"는 거짓으로 "조르바가 올 것이고, 오면 당신과 결혼을 할 것이며, 내가 증인이 될 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는 자포자기 하면서 결국 "과부"와 연을 맺게 됩니다. 그런데 "조르바"가 비록 탕진을 하였어도 원래 구해오기로 한 "쇠줄 와이어"를 구해와서 케이블 카를 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얼마 후, "나"와 과부가 정을 통한 사실이 동네에 알려지면서 그녀을 지독히도 흡모한 젊은이 한 명이 자살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요예배를 위하여 수도원에 모든 주민이 모이게 되는데, 그 때 동네의 모든 남자의 증오를 독차지한 이 과부는 동네의 모든 주민에게서 돌팔매질을 당하고 "나"와 "조르바"가 있는 상황에서도 결국 살해당합니다. 동네의 모든 주민이 참여한 일종의 인민 재판이었습니다.
이제 돌아온 "조르바"를 기다리던 호텔 여주인을 만난 "조르바"는 그녀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결혼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병이 깊어가는 그녀는 결국 "조르바"의 품에서 사망하게 되는데, 그 때 갑자기 동네사람들이 모두 호텔로 들이닥쳐 호텔의 모든 가구며 집기를 가지고 나가 버립니다. 그리고 망자가 그리스인이 아닌 외국인이기 때문에 장레도 치뤄주지 않습니다. "나"는 너무나 실망합니다만 "조르바"는 어쩔수 없다고 합니다. 이제 "목재 수송용 케이블 카"의 작동 테스트가 수도원장의 기도하에 수행됩니다. 수익을 수도원에도 나눠준다고 꼬셨기 때문에 적극 도와줍니다. 문제는 이 케이블 카의 기둥 시스템을 너무 허약하게 만드는 바람에 목재용 나무 3개만을 수송하고 모두 붕괴되어 버립니다. 산위에서 내려오는 나무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감당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걸 잃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모든 것을 잃었을까요? "나"는 "조르바"에게 그가 늘 추던 "그리스 댄스"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조르바"는 그 무엇보다도 기뻐하며 "나"와 춤을 추고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사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원작에 담겨있는 "페이소스" 가득한 부분들이 많이 누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작이 워낙 분량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앤소니 퀸"이 그 모든 아쉬움을 연기로 극복합니다. 영화도 원작만큼이나 감동적인 부분이 가득하며, 특히 "인생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조르바는 이게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줍니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도대체 "나"는 왜 갑자기 "조르바"와 춤을 추자고 했으며, 왜 무너져버린 "케이블 카"를 보며 웃게 되는지 마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도 "조르바"와 같이 춤을 추고 싶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위대한 원작에 위대한 영화입니다. 인생이 힘들다고 생각되면, 이 영화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