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mingway & Gellhorn (2012)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결혼을 4번을 했으며 영화에서 헤밍웨이(클라이브 오웬)는 그 중 2번째 부인(Vogue지 기자 폴린 파이퍼)과 자식들과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습니다. 어느날 술집에서 "마사 겔혼 (니콜 키드먼)"이라는 미모의 작가를 만나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때는 이미 스페인에서 내전이 발발한 상태이고, 전 세계에서 레지스탕스를 자처하는 무리가 프랑코 정권과 싸우기 위하여 스페인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헤밍웨이도 참여하게 되고, 종군기자를 자처하는 "겔혼"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겔혼"을 만난 그는 한 눈에 반하고 아내가 이미 우려했듯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것도 스페인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한복판에서.. 당시는 이미 "무기여 잘있거라"가 발표되어 히트를 치고 있었고, 영화화까지 되어 스페인에서도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파파"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헤밍웨이는 이미 현지에서 상당한 유명인이이었습니다. 헤밍웨이가 스페인에 간 이유는 스페인 내전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찍는 영화팀의 작가로 참여한 것으로, 겁도없이 직접 무기를 들고 전장을 뛰어 다닙니다. 그런데 여기에 "겔혼"이 항상 같이 붙어 다닙니다. 결국 둘 사이는 떨어질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미국으로 귀국한 후, "쿠바"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차립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스페인 내전을 경험한 헤밍웨이의 최고 걸작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탈고합니다. 그런데 "겔혼"에게 "핀란드"로 가서 스탈린의 소련군과 전투를 벌이는 현장을 취재하도록 신문사에서 요청이 들어옵니다. 자신의 본업을 소중히 여기는 "겔혼"은 헤밍웨이를 뿌리치고 "핀란드"에 가서 실컷 고생을 하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쿠바로 돌아온 "겔혼"에게 헤밍웨이는 자신이 공식적으로 둘째 부인과 이혼했으니 결혼하자고 합니다. 이어 둘은 다시 국공내전이 한창인 중국으로 가게 됩니다. 이곳에서 초컬릿을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장제스"와 만나고 "겔혼"은 민중에게 관심이 없는 장제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둘은 중국공산당의 핵심 인물로 "마오쩌뚱"의 오른팔인 "저우언라이"를 만납니다. "저우언라이"는 이미 "무기여 잘있거라"를 읽었고, 영화도 본 상태였습니다. "겔혼"은 한번에 "저우언라이"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끌립니다. 그리고 헤밍웨이가 듣는 앞에서 "저우언라이"가 가자고 했으면 따라갔을거라고 합니다. 취재가 끝나고 둘은 다시 쿠바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전쟁이 한창인 프랑스 "노르망디"의 상륙작전을 취재하러 갈 준비를 하는데 "헤밍웨이"가 그것을 가로챕니다. 이미 둘 사이는 잦은 출장과 성격차이로 관계가 많이 소원해진 상태였고, 게다가 "겔혼"은 자신의 전문분야이므로 훨씬 전문적으로 취재를 하게되고, "헤밍웨이"와는 결별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쿠바에서 4번째 부인(Time지 기자 메리 웰시)과 살고 있는 헤밍웨이는 어느날 장총으로 자살하며 세상과 작별을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겔혼"은 30년 뒤에 청산가리로 역시 자살합니다.
이 영화는 "헤밍웨이"와 "겔혼"의 지나치게 노골적인 애정장면으로 화제가 되었으나, 사실 진짜 훌륭한 것은 실제의 "스페인 내전", "소련의 핀란드 공습", "국공내전 상태의 중국",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실제 다큐멘터리 필름을 영화에 절묘하게 녹아낸 것입니다. "포레스트 검프"에서 "톰 행크스"가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장면처럼, "헤밍웨이"와 "겔혼"도 다큐멘터리의 각 장면에 절묘하게 합성되어 있습니다. 프랭크린 루즈벨트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는 장면도 있는데 감쪽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헤밍웨이"의 특징에 대해서도 많이 담아내고 있습니다. 일단 "헤밍웨이"의 비상한 기억력이 돋보입니다. 그와 토론하고 환담을 나눈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중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그의 소설에 적용합니다. 그리고 글이 좀 나온다 싶으면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점심때 까지 계속 집필을 합니다. 헤밍웨이가 집필할 때 서서 했다는 사실과 페이지 한 장 한 장 소중히 다뤘다는 것도 묘사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인물이 과거의 인물과 조우하여 일체가 되는 영화는 항상 재미있습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헤밍웨이"가 등장하고 우디 앨런 감독이 묘사한 "헤밍웨이"와 "필립 카우프만"감독이 묘사한 "헤밍웨이"가 의외로 거의 비슷합니다. "천재적 작가이자 다혈질의 마초!" 결혼을 4번이나 했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과연 어느 여자가 이런 괴팍하고 이기주의에 찌든 남자를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는 "카우프만" 감독의 다른 작품처럼 꽤 재미있고, 보면서 지적인 포만감도 느끼게 됩니다. 괜찮은 작품입니다.
영화에는 주옥같은 헤밍웨이의 명언들이 구석구석에 담겨 있어 보면서 "역시"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사람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굴복되지는 않는다. 일어설 수 있으면 아직 싸울 수 있다.
글쓰기는 미사와 같아, 빼먹으면 하느님이 화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