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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 마거릿 애트우드

The handmaid's tale (1985)

by 인문학애호가


“시녀 이야기 (The Handmaid’s Tale)”은 캐나다 출신의 미국 작가이면서 노벨문학상 0순위 후보로 항상 거론되고 있는 “마거릿 애트우드 (Margaret Atwood)”가 1985년에 발표한 디스토피아 장편소설 입니다. 이 소설은 겉으로는 SF장르로 분류되어 관련된 상도 많이 수상을 했지만, 잘 들여다 보면 꼭 SF물은 아니며 더우기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도 아닙니다.


장소는 미국이고, 어느날 반정부 단체가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과 의원들을 모두 살해하고 “길리어드”라고 명명한 철저히 가부장제하에서 운영되는 나라를 세웁니다. 이 나라에는 특히 일부일처제로 운영되기는 하지만, 최상위 계층인 “사령관”은 정식 아내 외에도, 불임이나 아이를 가지지 못하여 대를 잇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아내 대신 관계를 가져 아이를 대신 낳아주는 “시녀”라는 대리모와 그 시녀를 감시하고 교육시키는 “아주머니”라는 계급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전부를 감시하는 “눈”이라는 집단이 있습니다. 제목에서와 같이 “시녀 이야기”는 바로 이 “시녀”의 이야기 입니다.


총 531페이지 중 508페이지가 시녀 “오브프레드 (프레드 소유의 시녀라는 뜻)의 독백 혹은 해설로 1인칭 시점에서 진행이 되며 내용 전체에 대한 해설이 마지막 20 장 정도에 담겨 있습니다. 그 해설도 소설의 일부입니다. 500페이지를 훌쩍 넘는 장편이지만, 줄거리가 상당히 재미있고 드라마틱하며 서스펜스도 상당합니다. 다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도대체 작가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가 하면서 계속 곱씹게 됩니다. 단순한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이 전부가 아니며, 사실 가부장제의 중심인 “사령관”은 주변인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 사령관의 아내, 오브프레드, 아주머니들, 시녀와 못된 하층 처녀들 사이의 이야기, 즉, 여자들 간의 암투, 시기, 우정이 대부분의 줄거리를 구성합니다. 충격적인 장면도 많고, 특히 아이를 갖기 위하여 사령관과 시녀가 관계를 가지는 장면에서도 상상을 뛰어넘는 묘사가 펼쳐집니다. 그렇지만 이 소설의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은 이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의 복잡하기 그지 없는 심리 묘사 입니다. 남자는 거의 생각이 없는 단순 무지한 자기중심에 사로 잡힌 인간입니다. 반면 여자 캐릭터의 심리 묘사는 모든 상황에서 다각도로 꼼꼼하게 들어갑니다. 하얀색 각진 모자와 오직 빨간색만 허용되는 드레스 혹은 외출복, 빨간 신발. 이런 색깔 배치도 매우 의도적입니다. 죠지 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연상되는 이 흥미진진한 작품은 미국에서 TV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이 책의 내용은 시즌 1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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