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nah Arendt (2012)
20세기의 위대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그의 유명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집필하게된 과정, 탈고 후 벌어진 센세이션등을 소재로 한 2012년도 영화 "한나 아렌트"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독일 영화이고, 감독도 독일인 여성 감독 "마가레테 폰 트로타"이며, "한나 아렌트"를 연기하는 주연 배우는 독일 출신 명배우인 "바바라 주코바" 입니다.
영화는 "아돌프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비밀경찰 "모사드"에 의하여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불법 체포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 프랑스의 수용소에서 미국으로 가까스로 탈출하여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한나 아렌트"에게 당시의 지명도 높은 시사잡지였던 "뉴요커"지에서 연락이 옵니다. 이스라엘에서 열리는 "아돌프 아이히만 재판"을 취재해 달라는 요청 입니다. 이미 당시의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책으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었기에 "뉴요커"지에서는 "아이히만 재판"의 취재에 적임자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한나 아렌트"는 이스라엘로 가면서 도대체 주동자인 히틀러와 그 수하가 모두 죽고 오직 "아이히만"만 남은 상태에서 어떻게 재판을 이끌고 가겠다는 것인가가 매우 궁금했고, 현장에서 "아이히만" 재판을 보면서 매우 놀라운 광경을 목도하게 됩니다. "아들포 아이히만"은 수백만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악마"가 아니라 "아무 생각이 없이 오직 상부의 명령만을 따르는 평범한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이 때부터 "한나 아렌트"는 "악"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기원하는가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남은 인생 전체를 그 연구에 바치게 됩니다. 그녀가 미국에 돌아와서 "뉴요커"지에 5회에 걸쳐 투고한 내용 즉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특히 유대인 사회에 크나큰 파문을 일으켰고, 온갖 욕설과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민감한 부분, 즉 유대인의 대표로 "나치"와 연줄이 닿아있는 "유대인 위원회"가 수백만의 유대인의 학살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라는 내용이 가장 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하여 그녀의 오랜 유대인 친구들이 떠나고 가장 친한 동료도 떠나게 됩니다. 결국 그녀는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하여 학생들과 교수들 및 관계자를 앞에서 연설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 입니다. 배우 "주코바"는 이 부분의 대본을 모두 완벽하게 외웠고, 연설은 롱테이크로 진행이 됩니다. 감동적인 연설에도 비난은 여전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침대에 누워 담배를 피는 "한나 아렌트"를 비추며 조용히 끝납니다.
영화는 실제 "아이히만 재판" 흑백필름을 적재적소에 채택하여 당시의 분위기를 매우 현실감 넘치게 조명합니다. 특히 "아이히만"의 단순하고 무지해 보이는 면모와, 증인으로 등장한 유대인들의 증언내용이 재판이라는 이성적인 자리에서 오직 감성만으로 진행되어 사실상 재판과 별 관계가 없는 내용을 진술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한나 아렌트"는 이 재판의 본질이 "아이히만"이라는 살인마의 재판도 아니며, "나치"에 부역한 학살자들의 재판도 아니고, 사실은 당시의 이스라엘 총리인 벤구리온이 자신의 민족을 학살한 "독일"이라는 범죄국가를 전세계에 송출된 방송을 통하여 인류 앞에서 망신을 주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됩니다. 동시에 그렇다면 도대체 "생각"없이 오직 "명령"에만 따라 수백만을 학살하는데 참여한 "아이히만"이라는 "악"의 근원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유명한 "악의 평범성"이란 말을 하게 됩니다. 매우 지적인 영화이고, 한 번 쯤은 깊이 고민하게 하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