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영화리뷰
2018년에 아카데미를 포함하여 다수의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싹쓸이 했던 "마틴 맥도나"감독의 "쓰리 빌보드" 정확히는 "미주리주 에빙 외곽의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를 보았습니다. 감독이 이 도시 저 도시를 다니다가 마주친 광고판에 적힌 미해결 범죄 관련 문구를 읽고 아이디어를 얻어 각본을 쓰게 되었고, 직접 연출까지 하였습니다. 영화를 이끌고 가는 강력한 캐릭터인 여주인공은 명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이고, 그에 맞먹는 강력한 상대는 경찰인 "샘 록웰" 입니다. 시작도 둘이 했고, 영화의 끝도 둘이 같이 합니다.
상점을 운영하는 밀드레드(프랜시스 맥도먼드)의 하나뿐인 사춘기의 딸이 어느날 외출을 하였다가 악당들에게 강간을 당하고 불태워져 사망합니다. 그리고 범인을 잡지 못한채 1년이 흐르고, 이듬해 밀드레드가 차를 몰고 가다가 동네 근처의 풀밭에 세워져 있는 "세 개의 빈 광고판"을 보게 되고, 경찰이 딸의 범인을 찾는데 소홀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거다!" 하면서 그 광고판을 빌려 문구를 적어 놓습니다.
Billboard 1 : "How come, chief Willoughby ? (윌로우비 서장 어떻게 된거요?)"
Billboard 2 : "And still no arrests ? (그리고 아직 아무도 못잡았다고?)"
Billboard 3 : "Raped while dying (살해되면서 간강 당했는데)"
이 광고판 세 개로 경찰서에 난리가 납니다. 동네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경찰서장 윌로우비(우디 해럴슨)의 이름을 대놓고 올리고, 왜 아직도 범인을 못잡느냐고 항의합니다. 사실 서장의 입장에서도 용의자의 DNA도 일치하지 않고 범죄와 관련된 힌트가 없기 때문에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경찰서장이 췌장암 말기 입니다. 그리고 온 동네 사람이 다 알고 있습니다. 다음날 동네의 외곽에 있는 광고판인데도 방송에 나옵니다. 이제 왜 이 문제를 아직까지 기억나게 하고, 아픈 경찰서장을 괴롭히냐고 항의가 들어옵니다. 그러나 밀드레드는 전혀 동요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경찰서장은 마지막을 준비하고 가족과 가장 즐거운 하루를 보낸 후, 편지 몇 장을 남겨놓고 권총으로 자살합니다. 밀드레드는 더 많은 비난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를 존경하던 경찰의 망나니이자 인종차별주의자 닉슨(샘 록웰)은 대놓고 그녀를 괴롭히고, 빌보드 광고업자를 그가 있던 2층에서 창문밖으로 던져버리는 등의 악행을 벌입니다. 그것도 새로 부임하는 흑인 경찰서장이 보는 앞에서. 결국 그는 해고되고, 세 개의 광고판은 누군가에 의하여 불타버립니다. 밀드레드는 분노에 사로잡혀 한밤중에 경찰서를 불질러 버립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때 자신에게 전 경찰서장 윌로우비가 남긴 편지를 가져가려고 경찰서에 온 닉슨이 경찰서 안에 있다가 화상을 입습니다. 가까스로 회복하고 자신에게 소중한 충고를 해 준 전 경찰서장을 생각하면서 술집에서 한 잔 하고 있는데, 등을 마주한 뒤쪽에서 강간범 용의자 두명이 하는 대화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 용의자의 DNA를 얻기 위하여 일부러 싸움을 걸고 엄청 두들겨 맞으면서 피부 조직을 얻습니다. 이어서 용의자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운 경찰서장에게 알려주고 DNA 검사를 시키지만 용의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됩니다. 이제 닉슨은 용의자의 차량번호를 이용하여 거주지를 알아냅니다. 그리고 밀드레드와 같이 그들을 직접 처단하러 출발합니다.
이 영화는 사춘기의 막나가는 딸의 강간/살인이 소재입니다만, 정작 범죄의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용의자를 직접 처단하러 전 경찰 닉슨과 피해자의 어머니 밀드레드가 차를 타고 "아이다호"로 가는 장면으로 끝이나고 용의자를 처단하는 장면도 또한 나오지 않습니다. 즉, 소재가 강간/살인일 뿐 그것이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닙니다. 이 영화의 주제는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과 이해심 부족이 인간 관계에 얼마나 안좋은 영향를 미치는가와, 미워하던 상대방을 용서하고 그의 인격을 이해해주는 것이 얼마나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사회를 만드는가 입니다. 이것은 췌장암으로 권총자살을 하는 존경받는 경찰서장이 밀드레드, 닉슨에게 남긴 편지로부터 유발됩니다. 그리고 화상을 입은 닉슨이 입원한 병동에 자신이 아래로 던져버린 광고업자가 같이 있고, 그 광고업자가 닉슨을 용서합니다. 또 그동안 그렇게 못되게 굴었던 닉슨이 자신의 딸의 살해범을 추적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밀드레드와 닉슨 사이의 갈등의 골이 풀어집니다. 즉,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긍정의 효과를 보여주는가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바 입니다. 각본이 대단히 뛰어나고 배우의 연기도 압도적인 훌륭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