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문학애호가 Nov 18. 2024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 스탠리 큐브릭

고전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4년에 발표한 유명한 반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혹은: 내가 어떻게 걱정을 멈추고 폭탄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는가".  제목이 매우 깁니다. 실제로 큐브릭 감독이 각국에서 이 긴 제목을 어떻게 번역하는지 체크하였다고 합니다. 1964년이면 컬러로 촬영할 수 있었는데 의도적으로 흑백으로 촬영하였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서 실제 상황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영화에는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간 지극히 호전적인 미치광이 군인들과 어떻게 해서든 핵전쟁을 막아보려 하지만 결국 막지 못하는 대통령, 그리고 제정신이 아닌 대책을 제시하는 전체주의자 독일 출신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웃기는 쇼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정말 저런 인물들이 실제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는 냉전시대, 소련과 대치하고 있는 미군의 어느 정신나간 사령관이 적이 침공하기 전에 먼저 핵폭탄으로 적을 괴멸시켜야 한다는 야심을 가지고 대통령의 허가도 나지 않은 핵무기를 2개나 장착한 폭격기 여러대를 소련 영토로 날려보내고, 훈련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고 지시합니다. 이에 대통령이 근처 다른 부대를 통하여 이 사령관을 제압하려고 하자 핵무기 발사중단 암호를 알려주지 않고 자살해 버립니다. 이걸 부관이 추측하여 알아내게 되고, 다수의 핵무기가 소련에 떨어지는 것을 막지만 폭격기 1대가 통신망 고장으로 그대로 소련으로 날아가 결국 핵폭탄을 떨구게 됩니다. 그런데 소련에서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죽음의 날" 무기를 만들어 놓았고, 적의 공격이 있을시에 반감기가 무려 100년이나되는 방사능 낙진 무기를 컴퓨터가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해놓았습니다. 이제 인류의 멸망은 불보듯 뻔합니다. 이 때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아이디어를 냅니다. 모두 지하로 숨자고. 남자 1명에 여자 10명의 비율로 짝지어주면 인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인구를 복원할 수 있을거라고.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결국 피날레에서 수 십발의 핵무기가 터지는 장면으로 영화를 마무리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두 명의 배우가 매우 뛰어난 연기를 보입니다. 한 명은 전쟁광을 연기한 "조지 C 스콧"이고, 다른 한 명은 사령관의 부관, 대통령,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를 연기하는 "피터 셀러스" 입니다. 이 두 명의 위대한 배우가 이 영화에 압도적인 힘을 불어 넣습니다. 재미있게도 "조지 C 스콧"은 "패튼 대전차군단"의 주인공이었으며 지성미 넘치는 "피터 셀러스"의 대표작은 "명탐정 핑크 팬더"입니다. 큐브릭은 반전영화로 만들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인간에 대한 탐구영화 입니다. 권력과 책임을 아무에게나 주면 안된다는걸 여실히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샤이닝 - 스탠리 큐브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