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sommar (2019)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던 공포영화 "미드소마"는 차곡차곡 공포영화 전문감독으로 향하고 있는 "아리 애스터" 감독의 작품입니다. "미드소마"는 "Mid summer"의 스웨덴어 입니다. 즉, 말 그대로 "한여름"이란 뜻인데, 영화속에서는 "하지제"라는 스웨덴 특정 지역의 축제를 의미합니다. 영화는 비록 호불호가 갈렸지만, 영화 자체는 꽤 잘만든 수작입니다.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미국의 대학원생들이 논문 주제를 잡기 위하여 스웨덴의 특정 지역을 방문했다가 몰살당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영화가 "미드소마"가 처음은 아닙니다.
2005년에 상영된 로버트 잉글런드(나이트메어 시리즈의 프레디) 주연의 "2001 매니악"이란 작품도 특정 마을에 놀러온 젊은이들이 그 마을 사람들에 의하여 몰살되는 이야기 입니다. "미드소마"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스웨덴을 방문하는데, 이렇게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잘 알려진 나라가 아니라 북유럽이나 동유럽과 같이 다소 신비감을 지닌 나라를 공포영화의 대상으로 하는 영화는 더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공포영화의 귀재 "일라이 로스(Eli Roth)" 감독의 고어영화 "호스텔"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동유럽에 미국의 젊은이들이 방문했다가 몰살당하고 1명만 살아남는 영화입니다. "미드소마"는 "호스텔"만큼 고어 영화는 아닙니다만, 공포영화치고는 관객의 심리를 쥐고 흔드는 차원에서 꽤 고급진 공포영화 입니다. 특히 공포영화인데 거의 무섭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어 단어 "Weird"에 딱맞는 영화 입니다.
미국의 대학원생 5명(플로렌스 퓨 포함)이 "유럽의 하지 전통"라는 컨셉의 논문 주제를 잡기 위하여 스웨덴의 "헬싱글란드"라는 지역을 방문하게 되고 가문 전체가 거주하는 "호르가"부족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방문이 아니라 스웨덴 친구인 "펠레"가 논문을 핑계로 꼬셔서 데리고 온 것입니다. 이제 펠레를 제외한 미국인 4명과 미리 와 있던 다른 지역의 커플과 함께 축제 과정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72세가 된 두 명의 노인이 깎아지른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는 것을 가감없이 보게되고, 친구들이 자꾸만 사라지는데 이것을 도망간 거라고 말하는 등 수상하고 기이한 상황이 자꾸만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모두 축제의 일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마을의 수십명의 인원이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그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전통"이라며 오히려 방문객들을 설득합니다. 설득하면 설득할 수록 영화를 보는 사람은 더욱 기이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뭐 이런 마을이 있고, 이런 축제가 있담.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공식 성인으로 인정받은 처녀가 플로렌스 퓨의 남자친구와 관계를 가지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12명의 다양한 연령대의 나체 여성이 몸을 흔들면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남자 포함 14명의 누드가 등장하는데 조금도 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이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는지 그것조차도 기이할 정도 입니다. 영화는 결국 플로렌스 퓨를 제외한 모든 미국 남자가 희생되면서 끝이 납니다. 그렇다면 플로렌스 퓨는 왜 남겼을까요? 바로 근친상간을 막아서 돌연변이가 태어나는 것을 억제하기위함 입니다.
매우 넓은 면적의 풀밭에 나무로 지은 집 몇 채, 그 집 몇 채에 수십명이 같이 거주하고 취침하며, 게다가 스웨덴의 여름은 "백야" 때문에 밤이 없습니다. 즉, 커텐을 치고 취침을 해야 하는데 분명 한 밤중인데도 문 만 열면 대낮이 되기 때문에 음지에서 일어나는 이벤트가 없이 모두 대낮에 벌어집니다. 즉,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거나 아예 보여주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사람이 사라지는 장면은 말로 해결하고 기괴한 축제행사는 하루종일 진행이 됩니다. 이 "시간의 소실"이 이 영화의 가장 기이한 부분 입니다. 감독은 이런 특징을 잘 살려서 관객이 보기에 괴로운 장면들을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선보입니다. 그리고 밤이 없이 대낮에 일어나므로 선명하게 식별되는 그런 장면이 오히려 진짜 공포의 요소가 됩니다. 머리를 많인 쓴 상당히 잘만든 공포영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