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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독재자 - 찰리 채플린

The great dictator (1940)

by 인문학애호가

채플린이 1936년에 발표한 "모던 타임스"는 그의 마지막 무성영화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뒤인 1940년에 그의 영화인생 최초로 유성영화를 발표하는데 바로 "위대한 독재자"입니다. 이 독재자의 이름은 "아데노이드 힝켈" 입니다. 그런데 "독재자"가 누구를 암시하는지 포스터의 콧수염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아돌프 히틀러", 게다가 그의 왼팔과 오른팔 역할을 하는 "가비치"와 "헤링"은 히틀러의 이미지를 만들어준 나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와 실질적인 나치의 온갖 학살을 이끌었던 "헤르만 괴링"을 암시합니다. 이 영화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 입니다. "힝켈"은 "토마니아 (독일)"의 "독재자"이고, 현재 옆나라 "오스테를리히 (오스트리아)"를 침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힝켈"을 견제하려고 옆나라 "박테리아 (이탈리아)"의 독재자 "나팔로니 (무솔리니)"가 벼르고 있습니다.


영화는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참호"로 가득한 전장에서 시작합니다. 이 전장에서 군복무를 하는 유대인 이발사출신 사병(채플린)은 군복무에 적응을 잘 못하는 얼뜨기 입니다. 그래서 실수 투성이 입니다. 그러다가 "슐츠"라는 군장교를 구해주고, 비행기를 몰고 패색이 짙은 전장을 탈출합니다. 이 부분의 가장 큰 특징은 채플린이 무성영화에서 자주 선보였던 "슬랩스틱" 기술 입니다. 불발탄이 채플린을 따라서 빙빙 도는 장면이나 대공포로 비행기를 조준해서 사격을 해야 하는데 방향을 못잡고 허우적거리는 장면, "슐츠"와 같이 비행기로 날아가는데 연료가 부족하여 비행기가 뒤집어져 날아갈 때의 아슬아슬함등이 이 영화가 채플린의 영화라는 도장을 찍어줍니다. 적어도 이 장면만큼은 무성영화와 유성영화의 성공적인 혼합 입니다. 이어 유대인만을 모아놓은 거주지역 "게토"안에 있는 자신의 이발소로 돌아온 채플린은 "토마니아"의 돌격대에게 괴롭힘을 받는 "한나 (폴렛 고다르)"를 만나고 연애를 하게 됩니다. 이어 돌격대를 골려주다가 쫒기게 되고 결국은 잡혀 가로등에 목이 매달리게 되는데, 그 때 "슐츠"가 지나가다가 구해주게 됩니다. 그리고 잠시나마 안정을 찾습니다.


한 편 우연히도 이발사와 동일한 외모의 "힝켈"은 "오스테를리히"를 침공하려는 생각으로 가득하고, "슐츠"는 그의 계획을 반대하다가 수용소에 갖히게 됩니다. 옆에 있던 선전장광인 "가비치"는 "힝켈"에게 세계정복을 꿈꾸게 합니다. 이 때 그 유명한 지구본 풍선을 가지고 노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헤링"은 새로 개발되었다는 무기를 지속적으로 "힝켈"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제 작심을 하고 "오스테를리히"를 칠 생각을 한 "힝켈"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부유한 유대인 금융인에게 거액의 자금을 빌리고자 짐시나마 "게토"의 유대인에게 잘해주는 척 합니다. 그런데 자금 지원을 거절당하자 다시 "게토"의 유대인을 잡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도망치던 이발사도 결국 잡혀들어갑니다. 이발사가 체포된 후에 "한나"와 가족들은 몰래 "오스테를리히"로 도망을 갑니다. 그리고 이발사는 "슐츠"와 같이 수용소를 탈출합니다.


"힝켈"은 자신을 방문한 "나폴라니"와 서로 견제를 하며 옥신각신 합니다. 이 장면도 역시 슬립스틱 기술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오스테를리히"를 침공할 생각을 하면서 낚시를 하던 "힝켈"은 물에 빠지게 되고, 생김새가 이발사와 똑같아서 돌격대에게 붙잡힙니다. (사실 이 부분은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피날레를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 그리고 탈출한 "슐츠"와 이발사는 "오스테를리히"을 앞에 두고 신분을 속여 돌격대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 "가비치"가 이발사를 "힝켈"로 착각하고 그에게 침공 직전의 연설을 시킵니다. 그리고 이 연설에서 채플린이 이 영화를 통하여 하고 싶은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를 보여줍니다. 그 어느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피날레에서 이렇게 멋진 연설을 하지는 못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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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채플린] 미안합니다. 나는 황제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다스리고도 싶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사람을 돕고 싶습니다. 유대인, 이방인, 흑인, 백인, 그 모든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남의 불행을 빌기 보다 행복하기를 빌고 싶습니다. 우린 남을 미워하거나 경멸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 사람들에게 줄 양식과 대지를 주고 있습니다. 그 인생을 자유롭게 살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 방법을 잃고 말았습니다. 탐욕이 인간의 영혼을 중독시키고 세계를 증오의 장벽으로 가로막았는가 하면 불행과 죽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급속도로 산업 발전을 이루었으나 우린 자신에게 갇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것을 도운 기계는 우리에게 결핍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지식은 우리를 냉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생각은 많이 하면서도 가슴으로 느끼는 것을 별로 없습니다. 기계보다는 인권이 중요하고 지식보다는 친절과 관용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은 더욱 불행해질 것입니다. 비행기와 라디오 방송은 우리를 가깝게 하였습니다. 이런 발명은 전 지구인이 화해하라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내 목소리가 세계 온 곳에 들리겠죠. 그리고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에게도요. 그 분들에게 전합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 이 불행은 발전을 두려워 하는 자들에 의해 벌어집니다. 이제 증오와 독재자는 사라지고 그들이 빼앗은 것은 다시 올 것입니다. 인간이 그것을 위해 목숨을 바칠 때까지는 그것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군인들이여, 그대를 경멸하고 깔보고 그대들의 모든 삶을 통제하고 짐승처럼 다루고 조련하여 전쟁에 쓰는 저 자들에게 복속하지 마시오. 이런 자들, 기계의 마음을 가진 자들에게 굴복하지 마시오. 여러분은 짐승도 아니고 기계도 아닌 사람입니다. 저 자들만이 증오합니다. 군인들이여 싸웁시다. 누가복음 17장에는 '주의 왕국은 인간에게 있으니'라고 써져있습니다. 저 극악무도한 자들의 세상이 아니라 여러분의 세상이란 말이오. 여러분은 힘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기계도 만들 수 있고 행복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힘으로 민주주의 아래 하나가 됩시다.


모두에게 일을 할 기회를, 젊은이들에게 새 미래를, 노인에게 복지 시설을 나눠줍시다. 물론 저 극악무도한 자들도 그런 것을 약속했지만 그들은 평생 지키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만 가능성을 줍니다. 이제 우린 그 공약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됩니다. 온 세계를 해방시키고 나라의 경계를 없애며 탐욕, 증오와 배척을 없애야 됩니다. 이성이 다스리는 나라, 기계를 통해 행복이 전해지는 나라를 만들어야 됩니다.


군인들이여, 민주주의의 이름 아래 하나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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