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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 로만 폴란스키

Tess (1979)

by 인문학애호가

이 영화는 영국의 문호"토머스 하디"의 대표작 "더버빌가의 테스"를 거장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나스타샤 킨스키"를 주연으로 하여 1979년에 발표한 것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하층민 여성의 힘든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가난에 찌든 하층민의 맏딸로 태어난 테스(테레사의 애칭)는 매우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 입니다. 너무나 가난하고 가진것이라고는 정말 "미모"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느날 길을 지나던 교회의 목사가 테스의 아버지에게 당신이 원래 "더버빌"이라는 귀족의 후예다라고 한 것이 딸에게 비극을 선사하게 되는 시작점입니다. 테스는 동일한 성씨를 가진 귀족을 찾아가서 의탁을 하게 되고, 그 집안의 맏아들에게 강간을 당한 후 집으로 돌아옵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입니다. "강간당한 여자". 분명 강간을 당한것이니 피해자인데 부도덕한 여자로 낙인이 찍히고, 죄인으로 취급을 받습니다. 가해자인 귀족의 아들에게는 어떠한 죄도 묻지 않습니다. 이제 이 불쌍한 여인은 정상적인 인생을 포기해야 합니다. 강간당해 낳은 아이도 병으로부터 지켜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미모에 교회의 막내아들이 반해버리고 그녀가 비밀을 털어놓을 기회도 갖지 못한 채 결국 결혼을 하게 됩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첫날밤, 남과 여는 서로의 비밀에 대하여 털어놓는 시간을 가집니다. 남성의 숨겨진 연애는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아닌걸로 용서가 됩니다. 그러나 테스의 과거를 들은 남편은 그 자리에서 나가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테스는 또다시 배신을 당하고 힘든 형편과 길바닥에 앉게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결국 위의 강간범과 원하지 않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세월이 흐른후에 그녀를 떠났던 남편이 다시 찾아오고, 테스는 그녀에게 힘든 인생을 선물한 강간범 남편을 살해하고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남편과 도주를 하게 되지만, 결국 경찰의 포위망에 잡히게 됩니다. 그녀의 마지막 대사 "날 잡으러 왔나요? 준비됐어요." 그리고 교수형을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으며, 이런 시대고발이 없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나 "에마"에 나오는 상류층의 처녀들의 짝찾기 놀이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엘리자베스 베넷이 다아시와 잘지은 건물을 오가며 밀당을 벌이는 동안 테스는 솦속 흙바닥에서 늑대같은 남자에게 유린을 당하고 있습니다. 나스타샤 킨스키의 연기는 이런 처절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거칠기 짝이없는 삶에 적극적이고 이런 시대에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는 듯이 자신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테스를 보여줍니다. 어쩌면 그것이 원작자가 정말로 원했던 테스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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