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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 제임스 맥티그

V for Vendetta (2005)

by 인문학애호가

워쇼스키 자매 (당시에는 형제)가 "매트릭스 3부작"을 끝내고, 2005년 제작자 조엘 실버와 같이 발표한 이 영화는 매트릭스를 능가하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영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찬사를 받았고, 지금 봐도 (특히 현재의 우리나라를 고려해보면) 진정한 걸작입니다. 이 영화는 그래픽 노블 아티스트인 "앨런 무어"가 쓰고, "데이빗 로이드"가 그린 동명의 그래픽 노블이 원작 입니다. 다만 원작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고, 감독을 포함한 제작자에 의하여 영화에 맞게 각색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특히 1609년에 영국의 국회의사당을 폭파하고 붙잡혀 교수형을 당한 실존 인물인 "가이 포크스 (Guy Fawkes)"의 얼굴을 본 딴 가면의 강렬함으로 인하여 더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벤데타"는 이태리어로 "복수"라는 뜻입니다. "V"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주인공(휴고 위빙)" 입니다.


때는 "가이 포크스"가 교수형 당한 후 약 400년이 지난 영국의 런던. 3차대전의 발발로 미국은 전황에 휩싸여 있고, 파시즘과 전체주의에 휩싸인 영국은 국회 의장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습니다. 전체주의의 특징중의 하나인 야간 통행금지가 10:30 ~ 05:30 까지 걸려 있고, 시민은 그런 자유의 제약을 그런가 보다 하면서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습니다. 다만 반항을 하지 못할 뿐...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이비 해먼드 (나탈리 포트먼)"는 야간에 이동하다가 "핑거맨"이라는 사복경찰에게 둘러싸여 당하기 직전에 "V"에게서 구조됩니다. 그리고 건물 옥상에서 헌법재판소가 폭파되는 것을 같이 봅니다. 물론 "V"의 작품입니다. 이어 다음날 방송은 이 문제를 단순한 건물 철거전의 불꽃놀이쇼로 포장하고, 경찰은 카메라에 찍힌 "이비"를 잡으러 방송국으로 들어닥칩니다. 이 때 "V"도 방송국에 진입하여 임시 채널을 통하여 현재의 영국의 상황과 자신의 저항에 대하여 방송을 내보내고 "이비"와 같이 자신의 집으로 도주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V"는 특정 사건의 관련자들을 차례차례로 처단합니다.


그 특정 사건은 시민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기 위하여 의장을 비롯한 정부가 저지른 사건, 즉, 바이러스를 제조하여 시민 80,000명을 살해한 일입니다. 정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하기 위하여 범죄자와 정신병자가 감금되어 있는 수용소에서 3명의 피실험자에게 실험을 하고, 1명만이 살아나서 그 1명에게서 바이러스를 획득하게 됩니다. 이어 이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대학살을 벌입니다. 그 살아난 1명이 바로 "V" 입니다. "V"는 그 사건으로 화상을 입었지만 뛰어난 신체적 기능 향상을 획득합니다. 이제 "V"는 그 바이러스를 개발한 생물학자, 바이러스를 퍼트린 군 사령환,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시한 의장을 살해하여 복수를 하고, "가이 포크스"처럼 전체주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을 폭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과정에 대하여 경찰청장은 살해된 생물학자의 일기를 토대로 사건을 추적해 나갑니다. "V"의 집에 있던 "이비"는 자신과 친한 방송국 PD를 만나러 가고, 그가 반정부주의자인것을 알게 되며, 결국 그의 집에서 경찰에 붙잡히고, "이비"도 잡혀서 머리를 삭발당하고 감옥에 던져집니다. 그리고 고문과 수모를 겪고 끝까지 "V"의 거주지를 발설하지 않다가 결국 감옥에서 풀려납니다. 사실 이 감옥은 "V"가 거주하는 집의 일부분으로 "이비"를 테스트하기 위한 과정 이었습니다. 이제 최후의 대결이 옵니다. "V"는 런던의 모든 시민에게 "가이 포크스" 마스크를 우편으로 보내고, 국회의사당 지하를 목표로 하여 만든 지하철에 대규모의 폭탄을 장착합니다. 그리고 의장과 그 일당을 처치하고 큰 상처를 입고 "이비"와 지하철로 갑니다. "이비"는 결국 사망한 "V"의 시신을 지하철에 싣고 국회의사당으로 출발시킵니다. 잠시후 국회의사당은 폭발하고, 정부를 수호하기 위하여 출동한 군대는 주변에서 다가오는 수도 없는 "가이 포크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어쩌지 못하고 그냥 통과시킵니다. 그리고 드디어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승리를 받아들입니다. 이 때, 이 작품의 핵심 음악인 차이콥스키의 "1812년 장엄서곡"의 피날레가 연주됩니다. "단결한 민중의 힘"을 보여주는 이 장면의 장엄함은 실로 압도적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죠?", "누구 잘못입니까?", "물론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고, 대가를 치르겠지만, 이 지경이 되도록 방관한 건, 바로 여러분 입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두려웠던 거죠. 누군들 아니겠습니까? 전쟁, 테러, 질병, 수많은 문제가 연쇄작용을 일으켜 여러분의 이성과 상식을 마비시켰죠, 공포에 사로잡힌 여러분은 의장한테 구원을 요청했고, 그는 질서와 평화를 약속하며, 침묵과 절대복종을 요구했지요." - "V"


"가이 포크스"가면은 실제로 이 영화가 상영된 후에 각국에서 "저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꽤 많은 사람들이 쓰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를 것입니다. 다만 "1984"가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 사회를 살아가는 핍박받는 인물들을 위주로 조명하여 고발하고 있는데 반해, 이 영화는 그것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영화에서 파시즘의 상징인 의장을 연기하는 "존 허트"는 1984년에 발표된 영화 "1984"에서 주연인 "윈스턴 스미스"를 연기합니다.


"V"를 연기하는 휴고 위빙 (영화 매트릭스의 스미스)는 영화에서 단 한 번도 얼굴이 나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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