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느낀 감정들, '설렘'

by onni


안정기..!


흔히들 부르는 임신 '안정기'라는 시기가 나에게도 온 것 같았다.


아기는 뱃속에서 잘 자리 잡아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입덧도 조금씩 나아져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매일매일 운동을 하며 점점 불룩해져 가는 나의 동그란 배가 신기했다.


정기검진을 받으러 산부인과에 가면 아이가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다는 말을 듣는 게 그렇게 좋았다.

줄줄이 소세지마냥 여러 장의 초음파 사진을 받아 들고 나오면은 그렇게 신기하고 기특하고 설레는 마음이 가득할 수가 없었다.


초음파에서 점점 아가의 손도 보이는 것 같고, 발도 보이는 것 같고, 얼굴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고.


어떤 모습일까, 어디를 닮았을까, 궁금하고 행복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아가를 만날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자, 아이가 조금씩 뱃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태동은 참 신기한 현상이었다.

내 아이는 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었지만, 꿈틀꿈틀 뱃속에서 움직일 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태동이 느껴지면 뱃속에서 아가가 손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꿀렁이는 것이 눈으로 보이기도 했다. 뱃속에서 뭘 하는 걸까 재밌고 궁금하고 신기했다.


저녁이면 퇴근이 늦은 남편을 기다리며 혼자서 뱃속의 아가에게 따뜻한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갓난아기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듯이, 뱃속의 아이를 손으로 감싸며 잔잔하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가끔씩 노래에 아기가 반응하기라도 하면 더 신나고 신기하고 행복하고 그랬다.


내가 드라마에서 보던 임산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실제로도 많이 유사했다.


하지만 임신 기간 동안 힘듦은 여전히 있었고, 위기도 몇 차례 있었다.

태동이 너무 약해요, 아기가 작네요, 아기가 거꾸로 돌아있어요, 여러 걱정들이 중간중간 찾아들기도 했다.


입덧이 심할 때는 갑자기 잘 먹던 소불고기 냄새가 역해서 방으로 도망치기도 하고,

뭘 먹기만 하면 구역질이 나서 화장실에 엎드려 기진맥진하기도 하고,

임신 후기로 갈수록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 어떻게 누워서 자야 할지 잠 못 들기 일쑤고,

걸을 때마다 점점 숨이 차오르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고,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기도 하고.

매일밤 땡땡부은 팔다리를 주무르며 힘겨워했다.


사실은, 그런 게 임신이었다.

처음 경험해 보는 낯선 몸의 변화에 힘듦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열 달 혹은 아홉 달의 시간은 그렇게 힘든 몸의 변화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지만, 그것을 참고 이겨내며 피어나는 행복을 느껴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몸은 힘들어도 뱃속의 아이를 만날 생각에 설레고 즐거운 마음이 더 컸다.

그저 아이가 잘 자라고 있음에, 아이를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했고, 그저 아이가 소중하기만 했다.


곧 만날 거라는 희망, 약속한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

수많은 두려움을 이겨내게 한 것도 아가가 소중하니까, 아가를 지키고 싶으니까, 그런 마음 덕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출산날이 다가오기까지 설렘과 희망과 기대감으로 아가를 만날 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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