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느낀 감정들 ‘모성애’

by onni


신생아를 키우는 일에는 밤낮이 없다.


밤이고 낮이고 아이가 울면 달려가고, 숨은 잘 쉬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24시간 불철주야로 돌보고 살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아직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어린 아기는 2-3시간마다 배고프다고 울고, 졸리다고 울고, 어딘가 불편하다고 울고 울고 또 운다. 우는 아이를 안아 올려 토닥이고 살피고 아기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을 쉬지 않고 하다 보면 낮에는 깨어있고 밤에는 잔다는 평범한 삶의 루틴은 지켜지기 어렵다. 엄밀히 말하면 ‘잠’이라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 감히 바랄 수도 없는 일이 되는 것 같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두 달, 세 달, 네 달을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정말 힘이 들고 고단하다.

잠도 못 자고 아이를 돌보는 일에 매진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에 부치게 된다.


그런데 엄마들은 그 고단한 시간을 어떻게든 해내고야 만다.

힘들어 죽을 것 같아도 아이에게 젖을 물려야 하고, 젖병 설거지를 해야 한다. 너무 졸려서 잠이 쏟아지지만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곧장 일어나 아기를 살펴야 한다.

눈물을 머금고 해내는 그 모든 일들은 단순한 의지나 의무에 충실하기 위해서 보다는 자연이 만들어준 엄마의 본능 같은 것으로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아이를 임신하고 낳고 키우는 엄마에게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하는 놀라운 모성애가 생긴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었던 내가 어린 생명을 안고 돌보는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은 자연이 선물해 준 모성애라는 본능 때문인 것 같다.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온통 아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게 된다. 그것은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생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본능일 뿐이다. 본능적으로 아이를 깊이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성애는 감정이라 말하기 어렵다.


감정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고, 생겼다가 없어질 수도 있고, 이성이 작용하면 조절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모성애는 상황에 따라 변하거나, 생겼다가 사라지거나,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감정적인 것 그 이상의 것이다.


그래서 우는 아기를 돌보다가 짜증이 나거나 피곤하고 지쳐 감정이 폭발할 때, 스스로 모성애가 없는 엄마인가 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모성애는 때때로 변화하는 어떤 감정이 아니라,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본능이고 늘 그 자리에 있는 변하지 않는 마음인 것이다. 마치 밤이나 낮이나 사시사철 언제나 존재하는 하늘처럼 말이다.

때로는 하늘에서 비가 오는 날도 있고,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는 날도 있다. 날씨는 매일 다르게 변하지만 날씨가 달라진다고 하여 하늘이 사라지지는 않는 것처럼 모성애는 그렇게 늘 존재하는 어떤 것이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즐거운 날, 힘든 날, 포기하고 싶은 날, 행복한 날, 그 모든 날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부디 오늘의 내 감정이 비가 오고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고 해서, 내 모성애를 의심하거나 사라졌다고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로서 오늘의 나는 조금 아쉬웠지만 또 어느 날엔 화창한 햇살처럼, 맑은 하늘처럼 반짝이는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을 것임을 기꺼이 믿고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다.

하늘이 무너질 듯, 태양이 사라질 듯 두렵고 괴롭고 거대한 감정이 휘몰아칠 때, 지금 이 감정은 오늘의 날씨일 뿐이라고 자신을 다독여주었으면 좋겠다.


비가 오면 피할 곳을 찾으면 된다. 비를 쫄딱 맞으면 옷을 갈아입고 쉬면 된다. 바람이 많이 불면 잠시 멈춰서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며 당신의 모성애는 아무 이상이 없음을, 하늘처럼 늘 그 자리에 있음을, 여전히 당신은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이가 태어나고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설었던 시간.

아기에게 이렇게 해도 될까, 저렇게 해도 될까, 혹시나 아기가 잘못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 마음조리며 긴장하고 아기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잊고 아기만 바라보던 시간.

꾸벅꾸벅 졸다가도 아기의 작은 신음소리에 벌떡벌떡 일어나 아기의 상태를 살피고, 우는 아기를 달래고 달래며 눈물이 나도 꾹 참고 안아주고 달래주던 시간.

잠은커녕 씻는 것도 먹는 것도 자유롭지 못함에도 아기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는 모든 일들을 기꺼이 해내던 시간.


그 시간을 가능하게 한 것은 분명 ‘사랑’ 덕분일 것이다.

아기를 향한 엄마의 깊은 사랑.

온 힘을 다해 사랑해주고 싶은 그런 사랑.


오늘도 힘겹고도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의 반짝이는 하루를 멀리서 함께 응원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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