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도감 No.1_ 수박페페

쉬운듯 어렵다

by 박세진

Intro

삭막한 사무실에 식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처음에는 동백꽃을 구매했었다.

빨간 꽃이 피면 이쁠 것 같았다.

KakaoTalk_20251112_223236044.jpg 1월 31일 구매 건

2월에 결혼식을 올리고, 뉴욕과 칸쿤으로 신혼여행을 2주간 다녀오는 사이에 관리를 잘 못해줘서 그런 것도 있고 서툴러서 바로 하늘나라로 보내줬다.


그래서 2번째 친구를 다시 영입했다.

수박페페를 구매한 이유는 꽃은 피면 다시 지기 때문에 뭔가 아쉬웠는데

녹색식물 중에서는 가장 화려하고 예뻐서 구매하게 되었다.

KakaoTalk_20251112_223521425.jpg 5월 27일 구매 건

2번째는 요령이 좀 생겨서 무럭무럭 잘 키웠다.

다이소에서 액체 영양제도 사서 꽂아두고, LED 조명등을 설치해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9~10시간 정도는 LED 백색등을 꾸준히 쬐어줬다.

수박페페가 길게 자라면 30cm 정도 자란다고 하는데 기다랗게 잘 자랐다.

나중에 집에 가져와서 재보니 30cm 수준으로 자랐다.


KakaoTalk_20251112_222651364_01.jpg 수박페페 키우기

키우다 보니 몇 가지 알게 되었다.

① 굴광성 : 빛의 방향으로 기울어져 자라는 특징

② 과습주의 : 물을 적당히 주어야 함

KakaoTalk_20251112_222651364_02.jpg 과습에 의해 기울어진 수박페페

그런데 어느날 물을 흠뻑 줬는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수박페페가 기울어져 있는거다.

애가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유튜브를 이리저리 찾아보니 원인은 '과습'이었다.

물을 너무 주고, 배수가 안되다 보니 흙이 물이 차고 고여서 단단해져버렸다.


KakaoTalk_20251112_225151959.jpg 분갈이 시도 현장

원래는 왼쪽 화분에서 오른쪽 화분으로 옮기려고 했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수박페페는 다육식물이고, 뿌리가 가늘고 작아서 화분이 클 필요가 없다고 한다.

괜히 화분이 크면 오히려 죽을 수가 있다고 해서 기존 화분에 그대로 두었다.


또 한가지 알게 된 사실은 '토분'이라고 해서 흙으로 구운 화분이 통풍이 잘 되어서 식물을 키우기에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KakaoTalk_20251112_222651364_05.jpg 수경재배의 현장

상처입은 뿌리를 되살리려면 물 속에 넣어두고 뿌리가 다시 자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깨끗한 물에 담궈서 뿌리를 다시 살려냈다.

뿌리가 살아났는지 체크하는 방법은 사진과 같이 조그만 새싹이 나는 것을 확인하면 되는 것이었다.

2주 정도 담아두니 잔가지도 여럿 생기고 새싹도 여러개 자라서 다시 화분에 심기로 결정했다.


KakaoTalk_20251112_225825442.jpg 다시 화분에 심기 + 토양 재배 현장

다시 화분에 옮겨 심고, 떨어져 나간 수박페페 잎사귀들은 촉촉한 흙에 담아 락앤락 통에 넣었다.

유튜브를 보니 이런 간단한 방법으로 번식이 가능하다고 하던데, 과연 1-2달 후에 결과를 지켜봐야겠다.


KakaoTalk_20251112_222651364_06.jpg 이렇게만 두면 진짜 뿌리랑 새싹이 난다고 ?!
KakaoTalk_20251112_222615665.jpg 다시 화분에 자리 잡고 있음

다시 수박페페가 화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사방으로 쳐져 있어서 직진도를 좋게 하기 위해서 나무젓가락과 끈을 이용해서 어느정도 잡아줬고, 천장 방향에서 LED 등을 쬐어줘서 다육식물의 굴광성 성질을 활용하면 수직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실험중이다.



KakaoTalk_20251112_222615665_02.jpg 새싹들이 관찰되는 중

새로운 화분에 옮겨 담았는데 새싹들이 꽤 나왔다.


수박페페가 잎이 예쁜데 큰 잎들은 건조함에 따라 찢어지기도 하고, 줄기가 물러서 죽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은 이유는 밑에 있는 새싹들이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새로운 잎으로

다시 키운다는 생각으로 키우면 된다.



<느낀 점>

처음에 난이도가 높은 동백꽃으로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수박페페를 2번째로 키웠는데

생각보다 잘 키워서 소질이 있나보다 하고 자만을 한 순간, 과습 이슈로 다시 어렵게 되살리는 중이다.

잘한다고 생각할 때 실수한다고 하는데 내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나보다.


※ 식물과 물

식물은 사실 물과 빛. 2가지만 잘 관리하면 알아서 잘 큰다.

그런데 그 기본에 충실한다는 것이 꽤 어려운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큐브도 회전수, 빠른 손 2가지만 잘 관리하면 세계 1위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취미인 농구도 공격과 수비 2가지만 잘 하면 마이클 조던처럼 할 수 있다.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이고, 힘을 줄 때 주고 뺄 때 빼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KakaoTalk_20251112_231351304.jpg

마치면서...

요즘 진짜 가을이라는 게 실감이 난다.

바람이 차가워지고 아침 출근길에는 초겨울 처럼 찬 바람이 불기도 한다.


그래서 아래의 추천곡으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몇 년전 쯤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인 박효신님이 원로 재즈가수 박성연님과 노래를 발표했다.

2019년에 박효신 콘서트에 가서 노래를 직접 들었고 현장에는 박성연님이 참석하시지는 않고 녹음된 보컬만 들려서 연로하셔서 못 오셨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1년 후 2020년에 작고하셨다는 뉴스 기사를 봤다.

아마 박효신씨와 했던 듀엣곡이 생전 마지막 프로젝트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크린샷 2025-11-12 231834.png

* 바람이 부네요_박효신.박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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