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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소담 V

장기이식

by 권에스더

젊은 한 사람이 교통사고나 질병으로 죽으면 그 사람의 건강한 장기를 가지고 여러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이것이 장기이식이다.

그래서 우리 엄마도 각막이식에 동의한다는 증서를 기지고 다녔었다. 난 아무리 돌아가신 후라도 엄마의 각막을 가져간다는 것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기중 면역계가 거부반응을 안 하는 4곳이 있다.

이곳은 아무 사람의 것을 이식해도 괜찮다.

첫째가 각막이고 둘째가 정소 자궁이고 셋째가 뇌이다.

각막에는 혈액이 없어 면역계세포가 없고 정소와 자궁 뇌도 또한 아무 물질이나 들어오지 못하게 장벽이 쳐진 곳이라 그렇다.


각막손상 때문에 시력을 잃었다면 기증각막으로 시력을 다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정소나 뇌를 이식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뇌를 이식하면 나하고는 다른 사람이 되고 정소를 이식하면 모르는 사람의 정자가 생기고 모르는 아이를 낳게 되니 이식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궁은 다르다. 이식자궁으로 자신의 아이를 키울 수 있다.


그럼 주로 장기이식을 하는 부위는 어디인가?

심장, 폐, 간, 췌장, 신장, 골수 등이다.

신장은 두 개이니 두 명을 살릴 수 있다.

심장도 나이대와 남녀를 구분해 이식한다.

보통 남자의 심장이 여자보다 크기 때문에 크기를 맞춘 이식을 해야 무리가 없다.


이들뿐만 아니라 신체 일부를 이식하는 경우를 보았다. 어떤 남자가 사고로 손을 잃어 죽은 지 얼마 안 된 사람의 손을 이식했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며 살아가는데 이 남자는 그 손으로 운동화끈도 맬 수 있었다.

손이 그 정도 움직이려면 혈관과 신경 모두를 잘 연결했다는 것이다. 술이 대단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손톱이 점점 죽어갔다. 면역거부 때문인데 그래도 손을 얻은 것이 너무 기쁘다고 그는 말했다.


장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많은데 사고 나서 들어오는 장기는 부족하다 보니 장기밀매가 성행하게 되었다. 가까운 친인척 아니면 기증을 해줄 수 없다.

아님 아예 모르는 사람끼리 기증자명단에 올려놓아 검사결과가 맞으면 할 수 있다. 돈이 오가는 것은 불법이다.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랑하는 이가 이식을 받아야 해서 간절하게 "하나님! 빨리 장기를 얻을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면 그 기도 뒤에는 "빨리 누구 사고 나서 죽게 해 주세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머리가 복잡해지고 할 말이 없었다.

장기이식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억에 남는 사건이 하나 있다.

아버지가 간경화로 돌아가시게 생겼는데 아들의 간이 적합은 한데 지방간이라 할 수가 없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실까 봐 매일 열심히 운동을 하여 살을 빼고 적합 판정을 받아 아버지를 살렸다. 한 달에 8kg을 뺐다.

"제가 제일 걱정한 것은 적합판정이 나오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실까 봐 걱정했다"고했다.

대단한 아들이었다!

자식이라고 모두 그러진 않는다.


장기이식은 대단한 사랑이 아니면 살아서 주기 어렵다.

물론 죽었다고 쉬운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없이는 죽었어도 자신의 몸을 도려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주는 사랑의 위대함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받는 사랑은 쉽다는 말은 아니다.

조건 없이 주는 것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받는 사랑도 마음이 넓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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