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시절 둘이 들을 수 있게 길게 갈라진 이어폰줄이 나와 버스 타고 가거나 교정에서 음악이 좋으면 이어폰 한 짝으로 귀에 꽂고 음악을 나눠 들으며 친구와 음악을 공유했다.
그러더니 이어폰의 성능이 좋아진 유선 이어폰이 나와 싼 것과 비싼 것의 음질의 차이를 느끼게 했다.
이젠 볼륨조절도 이어폰에서 다할 수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이어폰이 더 발달하여 무선 이어폰이 나왔고 모두들 무선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녔다.
아들이 무선을 산다고 했을 때 난 반대를 했었다. 아무래도 센 전자파 때문이었다. 또 귀는 뇌와 가깝고 해가 클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선으로 택했다.
"요즘 누가 유선을 쓰냐며...."
집에 들어올 때면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있다.
오래 꽂고 있으면 안 된다고 또 소리 크게 들으면 사고도 나고 청신경 망가진다 라는 잔소리는 이제 안 한다.
이제 성인인데 본인의 선택을 존중한다 말했다.
몰라서 그럴까 봐 한두 번 이야기했다고....
먼 훗날 돌아보면 성인이었지만 어렸다는 것을 그때 깨달을 것이다. 성인이라고 다 같은 성인이 아니다. 나도 그렇게 성장했으니까....
아직 어린 나이에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어폰으로 오래 음악을 들으면 청각에 문제가 생긴다.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외이도가 습해진다. 염증이 생기기 쉬워진다. 중간중간 빼고 공기순환을 시켜야 한다.
그런데 무선은 자꾸 빼다 보면 잃어버린다.
또 음악을 크게 들으면 문제는 더 커진다.
신은 나겠지만 청신경이 둔감해지는 것이다.
보통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청신경이 무뎌져 젊은 나이에 가는귀를 먹는다.
이 기회에 소리가 지나가는 통로를 한번 보자.
소리는 외이도를 통해 고막을 울린다.
우리가 귀지를 파내는 곳이 외이도이다.
고막을 통한 소리는 이소골을 지나며 공기진동이 뼈의 진동으로 바뀐다.
아들이 어린 시절 이비인후과에 갔다가 이소골모양이 서있어야 하는데 누워있어 소리 전달이 안돼 귀를 수술했다는 어떤 아이 엄마를 보았다.
그 엄마는 저기로 걸어가는 아들 이름을 자꾸 불렀다. 그럼 아이가 뒤돌아보는데 그것이 너무 신기하다했다. 보통은 평범한 일인 건데 그 엄마한테는 기적이었다.
이소골에서 공기진동이 뼈진동으로 바뀌는 것을 이용해 요즘은 골전도 폰들이 나왔다. 귀가 아니라 이마에 대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화기를 꼭 귀가 아니라 이마에 대고 듣는다는 것!
이 뼈 진동이 속귀로 들어가 유모세포의 털들을 건드려 전기변화를 발생시켜 주면 청신경에도 전기신호가 생겨 뇌로 전달된다. 신경계의 언어인 전기신호인 것이다. 뇌는 이 전기신호를 판단하여 정보를 내려보내는 것이다.
절대음각인 사람은 이 청신경이 발달해 있어 다른 이들보다 음을 구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음도 구분하고 한 번들은 음계를 다 외운다.
그런데 계속 큰소리를 듣게 되면 유모세포의 털이 쓸어져도 청신경에 전기변화가 생기지 않아 우리는 못 듣게 되는 것이다. 젊어서 가는 귀가 먹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많은 사람들의 청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면 젊어서는 그리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의 기관들은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서 막 사용하지 말고 건강할 때 아껴야 하는 것이다. 아끼며 오래가도록 노력해야 나이가 들어도 고장 나는 기관의 수가 줄어든다.
누군가 나에게 노화란 "자기 전에 빼야 할 것이 많아지는 것이 노화 "라 했다.
잠들기 전 안경 벗고, 틀니 빼고, 보청기 빼고,
가발 벗고....
젊은이들은 머리로는 노화가 온다는 것을 알지만 "설마 내가 늙겠어!" 라 생각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