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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소담 V

때에 따라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량은 변한다.

by 권에스더

땀나고 더운 여름을 겪고 또 잠 못 드는 열대야를

견디고 나면 습한 바람이 사라지고 햇살이 달라지며 코스모스가 피는 가을이 온다.


중고등학교 때는 그저 열심히 학교 다니느라 그냥 계절이 바뀌는구나 또 한 학년 올라가게 생겼네 정도만 느꼈다. 그리고 그때는 열대야도 별로 많지 않았고 몸이 건강해서 이런 계절 변화를 눈으로는 느꼈지만 몸으로는 잘 느끼지 못했다.


이런 내가 대학을 들어가면서 몸이 쇠약해졌다.

대학 3학년 가을에 버스를 탔는데 사람이 많고 공기가 후덥지근했다. 서있는데 가슴이 막 답답하고 식은땀이 나며 기절할 것 같았다. 버스손잡이를 있는 힘껏 잡고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많은 사람이 오간 바닥도 더럽고 사람도 많은 곳에서 쓰러지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시간이 지나자 진땀에는 젖었지만 머리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꼭 가을이 되면 호르몬 발란스가 깨지며 몸에 이상이 느껴졌다.

병원은 가봤자 예민해서 그래요 라는 말만 들었다.


이 일이 있던 날 나는 학교에 와서 친구한테 "난 가을에 죽을 것 같아!"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몇십 번의 가을을 지나고도 아직 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사가 왕성한 여름에 많이 분비되던 갑상선 호르몬이 가을이 되면서 줄어든다. 물론 정상 범주 내에서 말이다.

그 당시 나는 그런 변화에 쉽게 적응을 못했던 것 같다.


갑상선호르몬은 목에 있는 갑상선에서 분비한다.

침을 삼키는 자세에서 만져지니 보통 때 혼자 거울을 보면 혹이 있는지 아님 갑상선이 부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상대방괴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의 목을 봐주는 것도 굉장한 배려다. 이 방법으로 암을 초기에 발견한 친구도 있다.


이 호르몬의 작용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체 장기의 활성에 영향을 준다.

심지어 뇌의 활성에도 영향을 준다.

이 호르몬이 많으면 심장이 빨리 뛰고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니 마른다.


갑상선 호르몬은 또한 체온조절을 한다.

이 호르몬이 강한 사람은 겨울에도 블라우스에 스키프 한 장 걸치면 된다. 추위를 안 탄다는 말이다. 우리 과에 이런 애가 있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11월 말에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고 나타났다.

이 호르몬이 약한 분은 조금만 추워도 담요를 찾는다.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세포분열을 촉진시켜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뼈성장도 못하고 뇌성장도 안 돼 큰일 나는 호르몬이다. 왜소증에 정박아가 된다.


더웠던 여름은 가고 갑상선 호르몬이 감소하니 몸의 대사율도 떨어지고 기운도 살짝 없고 가벼운 우울함이 밀려온다.


낙엽만 봐도 "나도 저리 될 텐데 살아서 무얼 해?"

하며 기운이 더 빠지는 것이다. 거기다 나는 약한 빈혈이 있었으니 탁한 공기에선 조직에 산소조달이 어려워 쓰러질 뻔했던 것이다.


지금도 많은 젊은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조직에 산소 조달은 갑상선호르몬, 남성호르몬 테스토 스테론. 성장호르몬이 많을수록 또는 운동을 하면 잘 공급된다. 나이도 상관있는데 노인보단 어린이가 몸에 산소를 잘 공급한다.

그러니 같은 공간에 있어도 빈혈 있는 여자가 조직에 산소 공급을 제일 못하는 것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작용하는 호르몬이니 이상이 생기는 환자도 많.


이 호르몬을 만들 때 요오드가 필요하다.

그래서 해산물을 먹어야 한다.

우리가 출산하고 미역국을 먹는 것은 요오드를 보충해 갑상선호르몬을 많이 만들 수 있게 하는 좋은 식문화이다. 출산 후에는 대사활성이 올라가니 요오드가 필요하다.


독일에 있던 시절 부인들이 출산을 하면 남편들이 미역국을 끓여 자신의 아내에게 먹이느라 애를 썼다.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독일은 산모도 빵에 치즈에 햄이 나온다.

이런 것을 먹던 독일 산모는 미역국을 이상한 눈으로 봤다. 마늘 냄새 풍긴다고 돌아앉았다.


독일 산모는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한다.

4.5kg짜리 아기를 낳고도 씩씩하게 걸어 다닌다.

우리나라 산모가 출산 후 샤워를 안 한다고 간호사가 야단을 쳐 할 수 없이 샤워실에 갔다가 기절하는 일이 있었다. 그 후론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는지 샤워를 권하지 않는다.

기초체력이 엄청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독일사람 중에는 갑상선이 붓는 병이 많이 나타났다. 이는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인 요오드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바다가 없는 독일남부에선 해산물이 귀하고 또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다. 그래서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암염에 요오드를 첨가해 판매한다.

나는 생선을 먹긴 했지만 그래도 그 소금을 사 먹으며 살다 돌아왔다.


우울증이 오면 꼭 정신적인 문제로만 보지 말고 갑상선도 체크해봐야 한다.

상선 기능저하도 정신적 육체적 무기력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또 요즘문제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갑상선 호르몬 만들 때 들어가니 갑상선암이 많이 증가한다는 것이 정말 심각하다.


국은 얌체같이 서해바다에 줄지어 원전을 짓고 있고 우리의 원전은 동해에 있다. 일본의 원전은 터졌다.

우리의 수산물은 어디서 조달해야 되나?

수산물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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