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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 말!

28화. 어쩔 수 없는 관계

by 권에스더

2년 전에 담낭에 돌이 생겨 담낭제거수술을 받았다. 담낭의 기능은 지방이 물과 잘 섞이게 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담낭이 없으면 한동안 지방소화가 어려워진다. 다행인 것은 담즙은 간이 만들어 담낭에 저장했다 필요하면 분비하니 간이 계속 만들어 분비할 수는 있는 것이다.


의사의 말로는 수술 후 한 6개월이면 정상화된다고 하고 제거수술을 받은 주변의 사람들은 아무 증상도 못 느낀다는데 난 밤낮 설사가 났다.


그러다 보니 밖으로 나가기가 꺼려졌다.

갑자기 배가 사르륵하면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니 외출이 스트레스였다.


꼭 나가야 하면 굶고 나갔는데 어떤 때는 그래도 화장실에 달려갈 때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님댁에 갈 때 가능하면 안 갔다.

"잰 왜 저러니?" 할까 봐 안 갔다.

정직한 남편은 어머님께 아파서 못 온다고 말했다.


그렇게 1년쯤 지나니 몸이 괜찮아졌다.

어머님을 뵈러 남편과 같이 갔더니 어머님이 "그렇게 자꾸 아파서 어떡해?" 하시길래 어머님이 내 걱정을 다해 주시는 줄 알고 놀랐다.


그러시더니 "옆에서 자꾸 아프면 주변 사람 힘든데.... 우리 아들 힘들어서 어떻게?" 하셨다.


잠깐 감격했던 게 무색해졌다.

그럼 그렇지 사람 안 바뀐다더니 역시 그랬다.

40년 며느리면 자식 같을 텐데 아직도 구분하신다.

그래서 좋을 게 있을까?

그냥 끌어안으면 내자식이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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