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 소담 IV
소리 없이 죽는 침묵의 장기 뇌
우리 몸이 천 냥이면 간은 900냥이라는 옛말이 있다. 그럼 뇌는 최대가 백 냥?!
이 말은 간의 중요성도 뜻하는 것이지만 간의 작용이 참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절대 다른 장기가 우습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 몸에 있는 장기의 중요도를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생명유지를 위해 어느 하나 안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뇌가 죽으면 뇌사판정이 난다.
뇌사 후 시간이 지나면 심장도 저절로 멈출 것이다.
머리 중에 뒷목 쏙 들어간 부위 연수를 전에도 설명했었다. 이곳이 심장박동을 조절하고 호흡을 조절하는 부위이니 이곳이 죽으면 심장은 멈출 것이다.
아직 심장이 뛰고 있으면 장기기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기증은 평상시에 가족과 함께 결정을 해두어야 할 부분이다.
친구 아들이 어린 나이에 병을 앓다가 죽었다.
이 아이는 장기기증을 신청해서 부모를 더 아프게 했었다. 대단한 사랑의 결정이었지만 남은 사람은 더 아플 수 있다.
우리 몸의 각 부위는 신경에 의해 뇌와 연결이 되어있다. 그래서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뇌가 감지하고, 상황을 알고 어떻게 처신할지 판단하고 우리 몸이 아프면 얼마나 아픈지 어떻게 보호할지를 판단한다. 또 몸이 다치지 않게 보호하라는 명령도 내려보낸다. 심지어 날씨에 맞는 의상도 고르고 음식도 골라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몸만 생각하는 뇌에는 온몸에 다 있는 통각이 없다.
몸에는 통각이 있어 여기저기서 "나, 아파!"라고 외치면 뇌는 그 뒤치다꺼리를 다한다.
정작 자신이 아프면 죽을 때까지 모르고 지나간다.
대뇌에 종양 생긴 경우 제거 수술은 환자와 말을 하며 그 부위를 제거한다.
혹시 대뇌의 언어령을 건드리면 말을 못 할까 봐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 말은 깨어있는데 뇌를 잘라도 안 아프다는 뜻이다.
통증도 못 느끼는 뇌는 무방비상태로 지내지는 않는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딸린 몸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뇌로 들어가는 물질들은 아무나 들어오지 못한다. 뇌는 혈뇌장벽으로 싸여있어 이 장벽을 통과한 물질만 뇌로 들어올 수 있다.
당연히 포도당과 산소는 통과할 것이다.
혈뇌장벽을 통해 뇌를 손상시킬 물질은 통행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치로 뇌세포를 죽이는 물질을 다 막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예를 들면 알코올은 무사통과로 뇌를 마비시키고 세포를 죽인다. 그래서 알코올성 치매가 온다. 또 다른 하나는 마취제들, 잦은 전신 마취는 피해야 한다. 뇌세포들이 죽는다.
뇌가 죽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병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알고올성 치매, 혈관성 치매, 중뇌가 죽는 파킨슨병등이 있다. 병 말고도 나이가 들면 뇌의 혈류가 줄어 뇌가 수축한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 말한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감각하게 정신없는 상태로 사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꼭 죽을 때까지 우리의 뇌는 건강하게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