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여왕벌 게임
여왕벌 게임이란 것을 얼마 전 예능프로에서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이 여왕벌이 되려고 서로 쟁취하는 모습과 또 수벌들이 여왕벌을 지키고 잘 보이려고 하고 모시는 표현등이 실제 벌의 세계와는 동떨어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누가 만든 개념인데 실제와 저렇게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에서 비롯된 언어이지만 실제와는 너무 달라 진짜 꿀벌의 세계를 한번 이야기하려고 한다.
벌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생긴 개체는 암컷으로 태어난다.
이 암컷 중에서 하나를 택해 로열젤리를 먹여 키우면 그 개제가 여왕벌이 된다.
먹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
로열젤리를 못 먹은 암컷은 모두 일벌이 된다.
하지만 모두 암컷이라 해도 알을 낳을 수 있는 것은 여왕 벌 뿐이고 나머지 일벌들은 알을 키우고 집청소를 하고 꽃가루를 날아오는 일 등을 한다.
알을 키우다 보면 집집마다 애벌레가 들어있는데 어떤 것은 집안에서 자라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생긴다. 그럼 벌집뚜껑을 열고 일벌이 죽은 개체를 치워야 한다. 그래야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행위가 유전자에 의해 완전 타고난 행동이라 어떤 일벌은 뚜껑만 열고 어떤 일벌은 뚜껑을 열어줘야 치우지 안 열어주면 못 치운다.
또 뚜껑을 연 일벌은 뚜껑만 열고 그냥 간다. 연 이유를 모른다.
일만 하던 일벌들이 이침마다 여왕벌에게 문안을 드린다. 그때 여왕벌의 꽁지에서 나오는 페로몬을 받아 먹어야 하는데 이것이 난소를 위축시켜 다른 일벌들은 알을 낳지 못한다. 평생 일만 한다.
그럼 수벌은 어떻게 생기는가?
일벌들이 아침 문안 시 "여왕님 교미할 수벌이 없어요."라 하면 여왕벌이 혼자 난자를 분비하는데 그것이 수벌이 되는 것이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로지 수정에만 쓰려고 만들어진 존재다.
이들은 여왕벌과 한번 교미하면 죽는다.
수벌은 교미하면 죽는다는 것을 알까?
그러고도 할까? 늘 궁금하다.
교미한 여왕벌은 밤낮 들어 누워 몸도 잘 못가누고 알만 낳는다. 알 낳는 정도가 시원치 않아 지면 일벌들이 갖다 버리고 새로운 여왕을 키운다.
다른 일벌들은 사실 여왕벌의 딸 혹은 손녀들이다.
만일 벌의 개체수가 많으면 감당하기 힘들어진 여왕벌이 새 여왕벌을 키워 분봉이 일어난다.
일부 개체를 떼어주는 것이다.
꿀벌의 세계의 여왕벌은 희생적이고 속이 넓다.
늘 전체 집단을 생각한다.
일벌과 여왕벌 중 누가 되고 싶냐고 묻는다면?
난 평생 알만 낳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여왕벌보다 여기저기 꽃구경도 다니고 바람도 쐬는 일벌을 택할 것 같다.
그렇다고 굳이 벌이 되고 싶은 건 아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