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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소담 IV

우리 몸엔 전기가 흐른다.

by 권에스더

뭐라고?

전기가 흐르면 감전돼 죽는 거 아니야?

라고 할 사람들도 있을 줄 안다.

물론 맞는 말이다.

우리 몸에 흐르는 전기보다 센 전기가 들어오면 우리 몸은 기겁을 하게 놀라거나 더 심하면 몸이 탄다. 보통 고압선에서 일하다 일어나는 사고들이 이렇다.


하지만 연애시절 여자 친구의 손을 잡다가 전기가 찌르륵 흘렀던 경험이 있는 남자들은 이해를 할 수 있는 말이다. 은 시절은 그랬는데 지금 아내의 손을 잡으며 그런 전기를 느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 몸에 흐르는 전기를 이용해서 검진하는 대표가 심전도 검사이다.

심전도 검사는 부로 흐르는 전기로 심장의 수축이완이 정상인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검사라 맨살에 기구를 붙여야지 스타킹만 신어도 안된다.


우리 몸엔 왜 전기가 흐르는 것일까?

일단 방금 말한 심장은 임신초기 엄마 배안에서부터 전기가 발생하며 뛰기 시작하여 죽을 때까지 뛴다.


심장의 전기가 생기는데 문제가 있거나 전기전달에 문제가 생기면 제세동기나 심장박동기를 삽입해야 심장이 제대로 움직여야 살 수 있다.

누가 심장에 이런 전기를 흐르게 했는지는 모른다.


또한 우리 신경계의 언어가 전기신호이다.

신경계는 자극을 받아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받은 자극을 모두 전기신호로 바꾼다.

아픔이던 가려움이던 뜨거움이건 차가움이건 모두 전기로 바꾸어 전달한다.


이 전기신호가 신경세포를 타고 뇌에 전달되면 뇌는 합당한 판단을 하여 골격근에 있는 운동신경이나 내분비선에 있는 자율신경한테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그럼 명령받은 대로 근육이 움직이며 우리의 행동이 나타거나 내분비선은 호르몬 분비를 바꾼다.


예를 들면 옆에 앉아있는 여자애가 친한 척 자꾸 웃을 때마다 찰싹찰싹 때리면 감각신경은 아픔을 전기로 바꿔 뇌에 전달한다, 그럼 뇌는 다음엔 피하라던지 아님 그 여자애 손을 비틀라던지 명령이 내려온다.

전기신호로 이 모든 대화가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만화 같은데서는 길 가다 벼락을 맞더니 천재가 된 이야기를 그리기도 하는데 우리 시절 대모하다 끌려가면 전기고문을 받고 천재가 아니라 바보가 되어 나온 친구들도 많았다.


아들이 세 살 때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며 울었다.

얼른 뒤돌아보니 아들 손에는 젓가락이 쥐어져 있었고 콘센트 앞에 서있었다.

아마 콘센트에 젓가락을 꼽았던 것 같은데 삐뚤게 들어가 찌르륵했던 것 같다. 난 감전 인가 해서 발바닥을 살펴봤다. 전기가 나간 곳은 타니까.....

다행히 멀쩡해서 앉아주었다.

그 후로 콘센트는 다 막았다.


그 일 이후 아들의 머리가 나빠졌는지는 모르겠다.

그 시절 아들의 자동차 구분능력은 대단해서 자동차 휠만 봐도 알았다.

천재인 줄 알았던 때이다.


이런 신경이 잘못되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팔목을 너무 많이 사용해 팔목신경에 이상이 오면 아픔이 아니라 시림이나 찌릿찌릿거나 저린 것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목을 너무 사용해 목신경이 잘못되면 어깨통증이나 불이 나듯 후끈후끈함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신경이 이상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중추신경인 뇌와 척수는 재생이 안되지만 중추신경을 제외한 말초신경은 재생이 된다.

하지만 신경회복은 오랜 시간이 요구되니 건강할 때 지키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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