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되지 않는 삶의 만족

by 셀프소생러


아등바등 뭔가를 해내려고 했을 때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있으면 속상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마치 부족한 내 능력을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안되면 속상했고, 실패감과 좌절감을 느꼈어요.

그럴 때마다 '다음번에는 잘해보자'라고 다짐했습니다.더 열심히, 더 노력했어요.


또 좌절의 순간이 오기도 했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가 더 많았습니다.

'역시, 하면 되는구나!'

자신감과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저는 좀 잘 되어가는 인생을 사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한 번씩 잘 되지 않는 순간들이 찾아왔습니다. 자신감과 용기로 일어설 수 없는 상황들이요.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자 제 안에서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그 상황이 유난히 견디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힘듦을 넘어서 실패와 좌절이 이제는 고통이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저를 더 몰아붙였습니다.

'하면 되는 삶'이라는 믿음이 무너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완전히 지쳐버렸을 때,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실수를 외면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삶, '하면 된다'라고 나를 재촉하면서 이뤄낸 성과에는 단맛만 있는 게 아니라는걸요.


그 이면에는 나는 잘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교만, 우쭐함 같은 감정이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자의식은 잘하지 못하는 나를 견디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패턴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자의식이라는 이름의 덫은 생각보다 강력했거든요.


김수현 작가님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다가 그때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나를 위한 시간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런 고통의 시간이 없었다면 그런 삶이 옳다고 생각하고 계속 저를 몰아세우며 살고 있었을 테니까요.


요즘 아이를 키우면서도 그렇습니다.

아이가 제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순간적으로 못마땅해집니다.

하지만 돌아서서 생각해 보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그래, 내 맘 같지 않아서 다행이다. 안 그랬음 내가 분명 힘들게 했을 거야. 너는 네 뜻대로 살아야지.'라고요.


결국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나를 성장시키고, 넓혀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참 감사한 시간이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이 때로는, 내게 가장 좋은 선물이었다."

- 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네, 맞아요.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참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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