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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해하는 것이 남을 이해하는 것이다.

by 셀프소생러

"와, 저 사람 길가면서 쓰레기 버리는 거 봤어? 어떻게 저래? 아무렇지도 않게 막 버리네."

"저 사람은 아마 그게 일상일 거야. 너무 자연스럽잖아."

"맞아. 그랬을 것 같아. 옆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도 않고 저러는 걸 보면, 저 사람은 매일 저랬을 거야."

"어휴, 정말."

저는 20대 시절 명동에서 직장 생활을 했었습니다.

30대 초반에는 거기서 멀지 않은 을지로 입구에서 일했고요.

이 지역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모일 만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다 보니, 제 약속도 대부분 이 근처에서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그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직장 상사와 같은 사람들을 보면, 당시엔 유난히 불쾌감을 드러냈던 시기도 있었어요.


위의 대화에서처럼 우리는 종종 내가 본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이 쓰레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 게 그 사람의 일상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가끔 제 자신을 돌아보면, 의식하지 못한 채 그런 행동을 했던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 가지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으면, 그 생각에 집중하느라 제 행동을 의식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때때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오해를 살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상대는 나를 오해할까요?

저는 오히려 나도 그 사람을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20대 때와 달리, 이제는 저런 사람들을 볼 때 현재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사실을 전체로 확대해서 상대를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일상에서 항상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노력"하는 편입니다.

노력해야 할 만큼 잘 되지 않을 때도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선한 행동을 했다고 해서 내가 항상 선한 사람인 건 아니듯,

지금 그 사람이 나에게 불쾌한 행동을 했다고 해도 그 사람이 항상 그런 사람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내 행동 하나가 내 전체를 대표하지 않듯, 나 역시 성장의 과정에 있는 것처럼 상대방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가끔 그런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제 시선이 하나에만 집중되고 그것으로 상대를 판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좁은 시각으로 평가하고 판단했던 시기가 많았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제 자신의 삶이 하나의 성장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는 점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보는 그 사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더 쉽게 인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어쩌면 이는 아주 간단한 진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걸 이해하고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생각도 듭니다.

언제나 쉽게 판단하지 말고, 내가 보지 못하는 진실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한계가 있듯, 나의 시선과 생각에도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내 인생을 완성해 가는 과정 중에 있듯, 그 사람도 그만의 인생에서 한 과정 중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나를 통해 남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나를 이해하면 남도 이해하기 쉬워지고, 내가 나를 다정하게 대하면 내 마음이 따뜻해져, 남을 따뜻하게 대하는 것도 쉬워지니까요.

그래서 저는 나를 돌보는 셀프 돌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당신의 셀프 돌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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