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살을 떠올렸을 정도로 심한 우울증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렇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무거운 삶이었습니다.
임신성 당뇨를 시작으로 출산 후 산후우울증이 오고, 이것이 육아를 하면서 육아 우울증으로 계속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삶의 끝을 선택하지 않고, 다시 내가 내 삶을 살아보기로, 내가 내 삶을 다시 만들어가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제 우울증에서 스스로 일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나를 돌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유퀴즈에 출연한 서현진씨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명의 긴 시간을 그녀는 공지영 씨의 소설을 통해 시궁창에 비유했습니다.
저는 그녀가 말하는 이 "비참함"에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벗어날 수도 없는 무기력한 상황 앞에서 그 비참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계의 끝에서 돌파구를 찾고 싶은데, 어디를 봐도 돌파구가 될 여지는 없고, 그걸 만들어 낼 힘도 나에게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인간은 비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나를 구해줄 수 없고, 어떻게도 바꿀 수 없는 상황 앞에서 하나의 진실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그럼에도 그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사람은 '나'이며,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겁니다.
그 생각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에너지가 고갈된 것 같은 그 상황에서도 일어설 힘을 낼 수 있게 해 줍니다.
어떻게든 내가 내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면, 지금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기력해진 약한 마음에서도 다시 딛고 일어서려는 힘이 생깁니다.
이 어려움에서 일어서야 할 사람도 '나'이고, 어떻게든 이 문제를 뚫고 가야 할 사람도 결국 '나'라는 걸 직시하게 되면서 나를 살릴 사람이 '나'밖에 없음을 알게 됩니다.
제가 우울증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도 저도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다시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스스로 자기를 돌보는 셀프 돌봄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시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마음이 가능성의 길을 찾아줍니다.
서현진 씨가 저렇게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는 방향으로 생각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해서 단 번에 일이 잘 풀리거나 마음이 단단해지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현실 앞에서 저 마음이 계속 부딪히고 좌절을 겪었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안 되는 상황 앞에서 한 번에 무기력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자꾸 반복되면서 내가 힘을 잃고 무기력해지는 것처럼,
거기서 일어설 때도 같은 상황을 계속 마주하게 되지만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다시 마음이 단단해져갑니다.
그런데 만약 그 과정에서 내가 내 마음을 돌보지 않는다면 마음은 다시 무너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일상 안에서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일에 작게 마음이 무너지기도 하고, 내가 알아차리지도 못했는데 어느 한순간 내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사소한 좌절은 비교적 쉽게 이겨낼 수 있지만, 좌절이 크면 더 아프고 더 힘이 듭니다.
이것이 하루하루,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내가 나를 돌보아야 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내 삶은 내가 태어나면서 시작되었고, 내가 살아가면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나'이듯 내 인생이 힘들 때 나를 구할 사람도 '나'뿐입니다.
그러니 삶의 굴곡 속에서도 '나'에 대한 믿음을 다져가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자신을 믿으며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셀프 돌봄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