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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순간이 나를 만들어 갑니다.

by 셀프소생러

직장을 다닐 때는 일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때는 그 일이 저의 가치를 드러내 준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이 잘못되거나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제 자신을 많이 재촉하고 다그치면서 제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업무적으로 성과를 내면 내 노력이 인정받는 것이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 노력이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일의 중요도가 높았던 저는 결혼을 하면서 제가 살던 곳이 아닌 남편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사를 왔고 자연스럽게 전업주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전업주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이는 어느 정도 컸고, 저도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마치 제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데, 이게 참 막연하고 막막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적당한 직장을 찾아 일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한편으로는, 이제는 뭔가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하고 싶은 그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정말 막연하게 듭니다.

그저 직장에 들어가서 정해진 시간만큼 주어진 일을 계속하는 삶을 앞으로도 살 것인지, 내가 내 길을 만들어 갈 것인지를 두고요.

당연히 제가 원하는 건 후자입니다.


하지만 내가 내 길을 만들어 가 본 경험이 없어 막막하기만 하고, 그러니 주저하게 됩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요.

아이가 좀 커서 유치원을 다니면서 제시간이 생겼고, 저는 책을 계속 읽었습니다.

책에 푹 빠지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가서 읽고 싶은 대로 책을 읽으며 '이렇게 책 읽고 글 쓰고 살면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길을 가고 싶었고, 제가 우울증을 겪어내고 얻은 것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과 다르게 저의 글은 제 마음을 잘 담지 못하는 것 같고, 제 글은 제가 생각한 마음 저를 드러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또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그냥 직장을 다니는 게 어떨까? 직장을 다니면 급여를 받잖아. 그러면 좋지 않아? ' vs '그게 내가 원하는 게 아니잖아.'

제 안에서 계속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이런 혼란 상황에서 제가 하는 선택이 제 길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는 막막하고 막연하지만 또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이렇게 고민하고 갈등하면서 하는 이 선택이 내 길을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는 거다'

이런 마음으로 한 번도 안 만들어 본 저의 길을 만들어가기로요.


링컨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실패한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 경험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저의 이 시간이 실패는 아니지만 갈팡질팡하는 마음 앞에 제가 가고 싶은 그 길을 다시 한번 선택하면서 내 의지를 단단하게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내 길이 단단해진다'는 마음으로 어수선한 저를 추슬러봅니다.

오늘도 이렇게 갈등 안에서 스스로 일어서는 셀프소생러가 되어야겠습니다.


내 앞에 주어지는 갈등과 어려움은 나를 단단하기 위한 과정일 뿐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나를 잘 돌보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그 일을 해내가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니까요.


오늘도 당신의 셀프 돌봄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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