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한다는 것의 의미

by 셀프소생러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만났을 때 하루 중 가장 많이 마주하는 상황은 아이들 간의 다툼, 갈등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는 아이들 사이에서 누가 왜 그랬고, 그래도 되는지를 이야기하고 조율하는 것은 중요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잘못이 있는 사람이 사과를 하고, 서로 잘못한 것이 있으면 각자 자기가 잘못한 것을 사과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지도했습니다.

제 안에는 사과=잘못한 것에 대한 인정이라는 생각의 틀이 생겼습니다.

그러니 나에게 사과하는 상대 역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다른 말로 내가 옳음을 상대가 인정하는 것이라고요.

특히 가까운 남편에게 더 그랬습니다.

남편이 사과하면 나보다 남편이 잘못한 거고, 아니면 나보다 더 잘못한 것이라고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건 옳고 그름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세계에 맞는 것이지 어른들에게는 맞지 않는다고요.

옳고 그름이란 상황에 따라, 의식과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내가 옳은 것이 상대에게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상대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나에게 한 행동이 잘못되었고, 지나쳤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상황이 딱 잘라 옳다 그르다로 나누기 어려울 때가 많고 상대의 행동 이면에 있는 생각을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갈 때도 많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결국 나에게 먼저 사과를 했던 마음은 나를 더 이해하거나 나보다 크고 여유로운 마음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화가 나의 옳음을 증명하지 않듯 상대의 사과가 그의 잘못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나의 화는 내 좁은 시야만 증명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기억해야겠습니다.

상대의 사과가 증명하는 것은 나의 옳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허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크고 넓은 마음으로 나를 위하고 있는 그의 인격을 드러낸다 것을 말입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사람 사이의 신뢰는 작은 행동에서 쌓이며, 그중 하나는 잘못했을 때 사과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바로 볼 줄 아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고,

자신의 사소한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화내는 상대에게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믿으며 관계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라고요.


나에게 사과하고 미안해하는 마음에 감사해야겠습니다.

그 소중한 마음을 잘 보고 배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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