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이 좋다는 말

by 셀프소생러

당신의 환경은 당신의 귀하고 소중한 가치를 존중하는 그런 곳이면 좋겠습니다.

"이모~ 난 착한 게 좋아요."

"ㅇㅇ야. 너 참 용기 있다."

2년 전, 학교 친구 문제로 고민하던 조카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비교적 학교생활을 잘하던 조카가 학년이 바뀌면서 친한 친구들과 멀어졌고, 같은 반에 조카를 힘들게 하는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 나온 말이었습니다.

아이가 너무 약한 거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저는 조카가 대견했습니다.

마음이 힘든 상황인데도 자신의 착함을 지킬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마음에 힘이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서입니다. 물론 조카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 지금은 즐겁게 지내고 있고요.

저도 착한 편입니다. 그리고 저도 착한 게 좋습니다.

늘 남보다 나를 먼저 배려하고, 욕심내지 말라고 배워서 나를 챙기지 못해 힘들었던 시간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저는 착하게 살고 싶습니다.

내 마음이 따뜻하고 온화한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더군요.

착하면 만만하게 보고, 착하면 바보스럽게 보기도 하고요.

'바보 아닌데, 만만하게 대하네'

어릴 땐 이런 생각에 어떻게든 되갚아 주고 싶었습니다. 소심 복수도 하고, 지나치게 화내도 내면서요.

그때는 그 마음이 나를 황폐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착해서 만만하게 대하는 그들이 정작 스스로 받을 수 있는 따뜻함을 걷어차고, 자신을 황폐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두고, 나는 나에게 오는 따뜻함을 감사히 받고, 나에게 건네는 지나침은 서로를 위해 정중히 거절하면 되는 것을요.


이제 압니다.

스스로 무지와 인격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갈 사람들이라는걸요.

때로 스칠 수 없는 관계들이 나를 그렇게 대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내가 놓일 때도 있으니까요.

단단한 바위틈을 비집고 고고히 자라는 풀 한 포기처럼 나 역시 그 척박함을 견디지 못할 것은 아니나 환경이 내 존재를 흔들 정도로 지독하다면 그 환경을 버티는 힘으로 단호한 결정을 해야 하기도 하지요.

저는 직장이라면 떠나고 가족이나 친인척이라면 소중한 관계에 더는 상처 주고 싶지 않아서 거리를 두거나 일시적인 단절을 택했습니다.

드러난 이유는 일이 바빠서였지만, 내적으로 나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어느 관계든 방법은 있을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을 지켜가는 것, 저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착함을 지키고 단호함을 선택했습니다. 당신의 환경은 당신의 귀하고 소중한 가치를 존중하는 그런 곳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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