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결정을 내렸다면, 흔들리지 말라. 흔들림은 약함을 드러낼 뿐이다."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한때 저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내 발걸음에 힘이 있기를 바랐고, 어려움에도 길을 찾는 강인함이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그런 지혜와 강인함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 채 내가 내린 결정이 옳다고 우기는 무지한 착각 속에 살았습니다.
지혜롭지 못한 저에게는 완고함이 나를 지키는 한 방법이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형제를 떠나 시작한 낯선 사회생활,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오히려 내가 힘든 이유가 되었던 때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같은 두려움, 혼자인 것 같은 막막함에 완고함은 나를 지키는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니 그렇습니다.
완고하다는 건 두려움이 크다는 것이고, 두려움이 크다는 건 그만큼 상처가 많다는 뜻이었습니다.
긴장과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완고함으로 나를 무장한 것이지요.
나를 지키기 위해, 환경을 견디기 위해 내가 완고해졌던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너무 고집스럽게 굴고, 너무 나만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내가 가진 상처가 많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힘들고, 지친 내 마음이 나를 지키기 위해 완고해진 것이라면 나를 탓하기보다 이해해 주세요.
왜 이렇게 힘드냐고, 너무 안쓰럽고 불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보다 그 많은 긴장을 안고, 상처를 안고 이렇게 살아오느라 애쓰고 있다고 힘든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
잘하고 있다고,
대견하고,
고맙다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세요.
지나보니 그렇더라고요.
내가 아픈 순간들은 남이 알지 못하더라고요.
남도, 가족도 자기만의 인생을 살기 있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견디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래요. 내 상처는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것이에요.
아무도 모르게 힘든 내 삶을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나를 질책하지 말고, 응원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안 되냐고, 그걸 왜 몰랐냐는 비난과 질책은 남이 나에게 하는 걸로 충분하니까요.
나에게는 내가 전부잖아요.
나에게는 내가 유일하잖아요.
모두가 떠나도 남는, 그 유일한 존재가 '나'이니까요.
그러니 오늘 나에게는 믿어주는 나, 그래도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따뜻한 내가 되어 주세요.
완고했던 내가 웃을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