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소리를 내는 사람,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고 절대 꺾지 않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지'라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크고 강하게, 때로는 거칠고, 굽힘이 없는 자기주장, 그걸 강함이라고 생각했을 때가요.
그때 저에 대한 제 이미지는, 쉽게 포기하고, 쉽게 긴장하는 약한 아이였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의 한 마디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착한 아이였고요.
그리고, 그 이면에는 나를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어있었습니다.
제게 친절은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선택한 도구였습니다.
거기에 양보를 더하고 너그러움을 덧입었지요.
내 욕구를 멀리했지만 관계는 괜찮았습니다.
친절은 저의 약함을 가리기에 꽤 좋은 방패였습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라는 말처럼 타인의 친절 역시 저에겐 약함의 증거로 인식되었습니다.
친절한 사람은 만만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억눌러온 왜곡된 강함이 표출되었습니다.
내 뜻대로 하고 싶어 했고, 그걸 들어주지 않으면 화를 내는 식으로요.
잘못된 인식은 잘못된 삶이 되었습니다.
소중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친절했던 그들에게 왜곡된 강함은 공격이 될 뿐이었으니까요.
관계에 마찰이 생기고, 갈등은 깊어졌습니다.
그래도 왜곡된 인식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정서적 고통도 겪어야 했습니다.
그 과정을 지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타인에게 진심으로 친절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먼저 단단해야 한다는 걸요
기꺼이 친절을 나눌 수 있는 그들은 자신을 돌볼 충분한 사랑과 여유, 삶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친절을 두려움의 방패로 삼았던 저와는 달랐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답게 살기 위해 기꺼이 제가 가진 왜곡을 벗어버리기로 했습니다.
그 결심은 저를 변하게 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친절의 가치를 몸으로 알게 되었고,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평온하고, 따뜻하고 온화한 세상을요.
이제는 친절이 두렵지 않습니다.
내 친절을 하찮게 대하는 나와 같은 그들을 쉽게 알아볼 수도 있게 되었고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들과 친절을 나눌 수 있는 하나의 지혜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것을 나눈다는 건, 지혜로울 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 나에게 친절한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소중히 대해주세요.
그는 분명 좋은 것을 줄 줄 아는 지혜를 가진 사람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