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돌은 쉽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단단한 철은 쉽게 구부러지지 않고요.
마찬가지로, 단단한 사람은 쉽게 상처받지 않습니다.
저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또 여린 사람이고요.
따뜻하고 여린 마음으로 세상을 살면 상처받을 일이 참 많더라고요.
사소한 말과 행동 하나에도 쉽게 서운함을 느꼈습니다.
내 성향이 그렇다는 걸 알아도 서운함을 느끼지 않게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남이 그럴 수 있음을 안다고 해서 내 감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마음을 닫고, 따뜻함을 가두었습니다.
주변에 마음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내 따뜻함을 지켰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무심함으로 내 마음을 지켰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괜찮았지만 내 안에 닫힌 마음은 고립 안에서 점점 메말라갔어요.
뭘 해도 재미없고, 뭘 해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건조한 삶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삶의 기준이 내 마음이 아프지 않는 것이었으니까요.
"우리가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면, 그 보호가 갑옷이 되어 마음의 부드러움을 가둔다."
- 페마 초드론(테베트 불교계 대표 여성 승려)
사실이었습니다. 따뜻함을 가두면 가둘수록 저는 힘들어지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마음이 아픈 쪽을 택했습니다. 내가 생긴 그대로, 아프더라도 내 따뜻함은 잃지 않기로요.
그러다보니 지혜가 생기더군요.
과거의 저처럼 따뜻함을 받지 못하는 사람과 그것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즉, 내가 따뜻해도 괜찮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아니 오히려 따뜻함을 주지 않는 편이 서로를 위해 더 좋은 관계가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또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란 누가 주지 않아도 내가 받을 수도 있는 거라는 사실요. 그걸 몰랐기 때문에 나에게 세상은 더 과격하게 느껴졌다는 것도요.
남이 주는 것과 내가 만드는 것을 알게 되고, 내가 줄 자리와 주지 않아도 될 자리를 구분할 수있게 되자 따뜻함은 굳이 감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에게서 흘러나갈 수 있는 내가 가진 자산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굳이 애쓰지 않습니다.
준비가 안된사람에게서는 멀어지고 나눌 수 있는 사람과 나누면 되니까요.
결국 단단함이란 애써 노력해서 갖추어야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나와 남, 우리의 한계를 아는 것 만으로도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단단해지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나를 아는 일입니다.
나를 알면 남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단함은 그 안에서 거저 주어지는 귀한 가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