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귀촌에 필요한 것이란? [귀촌 기록 2화]

<내장 목공과, 목가구 제작>

by 춘고


누구에게나 꿈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떤 이의 꿈은 직업의 형태로, 누군가에게는 부유한 삶의 형태로,
또 다른 이에게는 스스로 온전한 자신으로서의 직관과 신념대로 삶을 살아내는 것 그 자체가 꿈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간다. 남해로..


마늘과 고사리, 시금치가 지천하고...

짙은 녹음이 만발한 대지, 그리고 사방에 바다를 두른 남해에서 새로운 삶을 지어가는 것.

그 시작은 이랬다.

남해, 어느 작은 동네에서의 노을

도시로부터 자유롭고, 편리한 삶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으나, 도시는 우리 가족에게 그렇지 않았다.

매일 사람의 경계선에서, 그리고 직업이라는 속박 안에서 하루를 감당해야 했고,
기나긴 출퇴근 시간에 놓여나는 일상, 도시라는 거대한 그믐 속 비릿함에 나와 특히 아내는 점점 지쳐가며 마치 구원을 바라듯 삶의 변화를 갈망했고, 복잡한 미로 속을 헤매다 마침내 귀로하듯 귀촌을 결심하게 되었다.


제아무리 절박했어도 귀촌은 귀촌이다.

주머니 속 알사탕을 홀라당 까먹는 것처럼 쉽사리 귀촌을 실행할 수는 없는 법.

무엇이 필요한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 '우리 집을 가져보자!'라는 강렬한 목표 하나로 무작정 회사부터 때려치우고 목공을 배우기로 했다.


점점 도시의 삶에 지쳐가는 동시에 날카로워진 아내의 협박 같은 독촉에 힘입어, 무작정 이것저것 검색 한 끝에 국비지원을 받아 목공 학원을 다닐 수 있었고, 목공과 목가구 제작 과정을 수강했다.

각종 목공용 도구들

처음으로 다뤄보는 전동공구는 강렬했다.

그 박력 있는 모터의 굉음과, 두부처럼 잘려나가는 나무들...

수강생의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들려주는 각종 사고사례들에 겁을 먹기도 했지만(오히려 나중에 가면 공구를 다룸에 있어 겁을 상실하여, 그때부터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눈앞에 실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진정으로 흥미롭고, 어떤 숭고한 성취감 같은 것이 있더라.

내 손으로 만들어 낸 것들이 하나의 기능성을 가지며, 그것이 실생활에 실용적으로 작용하며 존재하는 것은 전부터 그림을 그렸던 나로서도 새로운 창조의 영역이었다.


내장 목공 과정은 가벽을 세우고, 천장을 치고, 몰딩을 하는 등 실내 인테리어의 기본기를 배워나갔고, 목가구 제작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운 좋게 피스 나사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자르고 깎는 짜맞춤 방식으로 배울 수 있었는데.. 이 목가구 제작을 배우는 순간만큼은 직업을 전향하고 싶을 만큼 흥미로워서, 언젠가 시간과 조건이 허락한다면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을 한 구석에 잘 간직해 두었다.


내장목공과 목가구 제작을 배웠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에는 언제나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들 하더니...

3개월의 교육기간은 시나브로 순식간에 흘러갔고, 별다른 부상 없이 무사하게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다.


이제 정말로 귀촌하여 살아갈 집을 구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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