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없이 식욕 억제가 되었다.
그동안 적고 싶은 글들이 많았는데 그동안 내 안에 소용돌이치던 부분들이 잠잠해지는 상황이라 조용히 정돈되기를 기다렸다.
미국에 온 지 18년 차로 접어들었고 올해를 떠나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미리)
주의 : 이 글은 매우 종교적인 이야기이니 불편한 분들은 얼른 되돌아가기를 누르시기를…
8월부터 2주에 한 번씩 주치의의 리퍼를 받아서 보험 적용이 되는 심리상담을 받고 있고, 그 시작은 나의 ADHD 검사를 의뢰함이었는데 지금까지 결과적으로 보면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 상담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니 ADHD 증상으로 불편했던 삶은 1년 전쯤부터 차차 나아졌던 것 같고, 그 후에 계속되던 마음의 소용돌이는 불안증에 의한 것이었다. (Anxiety) 불안증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테크닉들을 배우고 실천해보고 하면서 아주 많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꼭 그 테크닉 때문에 모든 게 좋아진 것은 아니고,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던 나 자신의 의지가 많이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믿거나 말거나 코너>
일단 1년 전부터 차차 나아진 ADHD 증상들은 내가 종교에 미쳐가며, 즉 크리스천으로 제대로 살기 시작한 기점으로 다른 내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원래 모태 크리스천이었고 계속 교회를 다니고 신실하다 생각했었다.) 교회 목장에서 했던 큐티 묵상과 말씀을 다시 붙잡음으로 주님을 진짜 내 삶의 주인으로 영접한 이후에는 이전과 다른 ‘나’가 되었다. 세상과 하나님에게 양다리를 걸치며 살다가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깨닫고, 죄를 회개하며 진짜 세상과 반대되는 삶을 사는 데에 몸을 던지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서 나를 구속하던 것들에 대해서 자유해졌다. 외적인 것들, 남의 아이들과 내 아이들을 비교하는 마음들, 그러면서 좌절하는 마음 그리고 결과물인 불안 말이다. 한 번에 불안이 없어지지 않았지만 점점 불안이 낮아지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 건강, 아이들의 웃음, 그리고 물려받은 15년 된 차 한 대로 사는 감사함도 느끼게 되었다.
성격이 괴팍했던 내가 부드러워지면서 남편과 아이들과도 마찰이 적어지기도 했다. 가끔 어려운 상황들이 올 때 자꾸 내가 주체가 되어 무언가를 하려 한다던지 아니면 내가 무언가를 못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닌가 하며 자책했던 과정들의 생각 회로가 바뀐 것이다.
요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하고 있는 것들은 “말씀 큐티, 묵상 일기(큐티 말씀을 통해 드는 생각들과 회개 기도 등 주저리 쓰는 일기), 기도하기, 세상 콘텐츠들과 멀리하기 (쇼츠 보면서 수렁에 빠지는 나를 구하기 위해 이북을 구입해서 읽거나 집안일할 때 오디오북으로 듣는다.) 확실히 세상 매체를 멀리할 때 머릿속이 조용한 느낌이다. 안 보면 비교할 것도 없고 불안해할 것들이 없으니..
이렇게 차분하게 살면서 요즘 특히 느껴지는 큰 변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식욕 억제”이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줄어서 그런가… 오르락내리락하던 나의 폭발하던 식욕이 그냥 사라졌다. 나는 아이 낳고 모유수유하며 10킬로 정도 쪘었는데 지금은 8킬로 정도 뺀 상태에서 유지하고 있다. 더 빠지기도 하고 늘기도 하지만 나를 딱 보았을 때 ‘날씬한 편’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더 빠지면 아마 말랐다고 걱정을 들을 것이다.. 다이어트 때와 달리 격한 운동이나 식단 조절을 하지 않으니 식욕 억제 호르몬이 아주 잘 작동하는 듯하다. 일반식과 디저트를 먹어도 폭식하지 않고 배부를 만큼 적당히만 먹으면 찌기는커녕 빠지는 것 같다.. 살이 찐다는 것 자체가 몸에서 필요한 영양분보다 많이 과잉으로 섭취한다는 증거일 테니.. 적당히 먹고 지방이 더 안 붙으면 몸에 충분한 영양이 가는 게 아닌가라고 나 홀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호르몬의 작용으로 생리 하루 이틀 전에는 많이 먹게 되는데, 그것도 딱 생리 시작하면 입에 안 대게 된다. 그래서 생리 전에 무언가 자꾸 먹으려고 하면 그냥 먹는다. 어차피 며칠 뒤 생리 시작하면 살이 빠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마음이 조용하면 식욕도 조용하다. 얼마 전 위고비를 맞고 싶다는 어떤 커뮤니티 글의 댓글들을 보며, 식욕의 노예를 탈출함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다.
나는 ADHD였을 수도 있고 아니었을 수도 있다. 불안증이었던 아니었든 간에 제일 중요한 건 지금 내 상태이다. 집중이 아직도 어렵긴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멍하니 혼자 딴생각으로 빠지는 걸 붙잡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효율이 높은 점으로 상쇄되기도 하니, 뭐 그럭저럭 큰 문제는 전혀 없는 일상이다. 이 글이 종교와는 관련 없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내 삶으로 직접 임상실험하듯 체험하며 얻은 연구의 성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삶도 있구나 이 정도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