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호]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자라는 꿈들

코너 _ 대학스포츠

by 성균지

편집위원 김혜율



작년 106회 고시엔에서 교토국제고가 우승한 직후, 구장에 울려 퍼진 한국어 교가가 한반도와 열도 전역에 큰 감동을 안겼다. <H2>, <다이아몬드 에이스> 등 수많은 일본 스포츠 만화가 그려온 그 무대가 바로 고시엔(甲子園),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다. 한국에서는 고교야구가 프로야구의 그늘에 가려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국민 스포츠다. 이런 고시엔은 열도의 소년들에게 꿈의 무대다. 매회 3,000개가 넘는 팀이 치열한 예선을 거쳐 겨우 49개교만이 본선에 설 수 있다. 그렇기에 소년들은 뙤약볕 아래 100개고 200개고 전속력으로 공을 던지고, 아웃될 게 뻔한 땅볼을 치고도 1루를 향해 전속력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한다. ‘이 공 한 개에 건 여름’, 90회 고시엔의 캐치프레이즈다. 소년들은 공 하나하나에 저마다의 청춘을 건다. 패배한 선수들은 고시엔 구장의 흙을 담아 집으로 돌아간다. 본선에 올라 그 흙을 한 번 밟아보는 것이 꿈인 야구 소년들에게 고시엔은 자체로 하나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큰 보수가 주어지는 것도, 화려한 조명이 기다리는 것도 아니지만 오로지 꿈 하나만으로 그라운드를 밟는다. 그 순수한 열정과 간절함이 아마추어 스포츠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한국에도 한때는 이처럼 뜨거운 아마추어 스포츠의 전성기가 있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주인공 성나정은 연세대 농구부 이상민의 열혈팬으로 등장한다. 또 다른 주연 칠봉이는 대학야구 최고의 2에이스로 그려진다. 드라마만 봐도 알 수 있듯, 당시 대학 스포츠의 인기는 대단했다. 최동원과 선동열이 이끈 연세대와 고려대의 라이벌 매치와 1990년대의 ‘농구대잔치’, ‘배구대제전’은 대학 스포츠에 전례 없는 전성기를 안겨줬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열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시간이 흐르며 대중들의 관심은 프로 리그로 옮겨갔고, 자연스럽게 아마추어 리그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특히 현재 대학 리그는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관중석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대부분 선수들의 학부모다. 대학 스포츠는 본래 대학생들에 의해, 대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다. 그러나 지금은 대중뿐 아니라 정작 주체가 되어야 할 대학과 대학생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어떤 종목의 팀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프로 리그의 출범,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 팬덤 문화의 다양화, 홍보 부족 등이 인기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누군가는 냉정히 프로와 아마추어의 수준 차이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렇듯 한국 스포츠의 근간이 될 대학 선수들의 잠재력이 여러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스포츠는 여전히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 그 열정의 순수함과 패기는 어떠한 프로 무대로도 대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원성준, 문교원과 같은 대학 선수들의 간절한 플레이가 대중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대학 선수들에게 캠퍼스는 꿈을 키워나가는 무대이자, 무거운 열정을 온전히 쏟아내는 공간이다.


대학 스포츠 A to Z

성균관대는 매년 수시 전형을 통해 스포츠과학과 예체능 특기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지난 2025학년도에는 종목별로 야구 6명, 축구 6명, 농구 4명, 배구 4명, 골프 2명을 모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은 야구부, 축구부, 농구부, 배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 운동부는 프로 진출을 목표로 실력을 갈고닦는 전문적인 선수 육성 환경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교내 운동 동아리와 차별화된다.


종목별로 프로 진입 경로에 차이가 존재한다. 야구 선수들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곧바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배구나 농구 선수들은 대학 진학을 거쳐 프로 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 들어 배구와 농구에서도 고교 졸업 직후 프로로 직행하는 움직임이 점차 늘고 있다. 유망한 고교 선수들이 대학 진학 대신 드래프트 참가를 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직후에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대학 야구부 출신 선수들이 구단의 선호 대상이었다. 실제로 1985년에는 지명되었던 58명 중 5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 졸업자였을 정도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달라졌다. 구단들은 하루라도 빨리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어린 선수 선발에 집중했고, 선수들 역시 병역 문제 해결과 FA 자격 취득을 위해 가능한 한 일찍 프로 무대에 진출하려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드래프트 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구단의 지명을 받은 110명의 선수 중 대학 선수는 16명에 불과했다. 올해 드래프트 원서를 낸 대학 선수는 342명이었다. 취업률이 4.7%에 그쳤다는 뜻이다.


그러나 종목을 불문하고 대학은 여전히 선수들에게 중요한 기회의 장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에게 대학은 일종의 패자부활전이자, 다시 한번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물론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대학 진학을 선택한 선수들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된다. 이처럼 대학은 여전히 프로 진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그 의미와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여름이 있어’ - U-리그 현장을 찾다

현재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이하 KUSF) 주최로 농구, 배구, 아이스하키, 야구, 축구 종목에서 대학 리그(이하 U-리그)가 개최되고 있다. 성균지는 지난 5월 8일, 2025 KUSF 대학 배구 U-리그에서 성균관대와 경상국립대가 맞붙은 현장인 우리 대학 선수체육관을 찾았다. U-리그 일정은 KUSF 홈페이지와 각 종목의 서포터즈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고, 대부분의 대학 스포츠 경기가 그렇듯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별도의 티켓 예매 없이 즉흥적으로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최근 프로 스포츠는 티켓 예매가 치열해지면서 암표 거래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2025 KUSF U-리그 전 경기가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통해 생중계되니 집에서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체육관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곳곳에 걸린 현수막들이었다. ‘승패는 간절함에 갈린다’, ‘당신이 포기할 때 나는 시작한다’와 같은 문구들. 선수들의 오랜 훈련과 다짐이 응축된 듯하다. 관중석에는 성균관대 학우들과 선수들의 학부모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관중석과 코트의 거리는 불과 3m 정도. 가까운 만큼 현장감도 생생하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멋진 허슬 플레이와 선수들의 표정 속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리고 그 앞에는 중계를 준비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네이버 치지직에서 볼 수 있는 중계는 실시간 채팅 기능을 통해 다른 시청자들과 종목이나 선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 선수들은 나란히 정렬한 채로 교기를 든다. 학교의 이름을 등에 업고 뛰겠다는 뜻이다. 이제 코트 위에 선 이들은 단순한 대학생이 아니라 학교를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가 된다. 삐익- 심판의 휘슬이 울리고 경기는 시작된다. 배구는 순식간에 흐름이 바뀌는 호흡이 빠른 스포츠다. 강한 서브와 블로킹, 리시브가 물 흐르듯이 빠르게 이어진다. 프로리그처럼 웅장한 응원가가 있는 것도, 화려한 조명 연출이 있는 것도, 클래퍼 같은 응원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다짐과 관중들의 응원하는 마음은 프로 못지않다. 관중석에서는 팡- 하는 스파이크 소리와 코트에 내리꽂히는 배구공의 울림이 경쾌하게 들린다. 실점하더라도 선수들은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서로를 격려하며 다시 경기에 집중한다. 성균관대 배구부는 그렇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열정으로 코트를 채웠다. 경기가 끝나면 관중석과 코트의 경계는 자연스레 허물어진다. 선수들은 인터뷰를 요청하는 학생 기자들도, 사인을 받기 위해 다가가는 팬들도 내치지 않는다. 이날 경기는 성균관대가 경상국립대에 3-0 셧아웃 승을 거뒀다.




‘이번 여름도 응원하고픈 네가 있어’ - 숨은 주역, 서포터즈

침체된 대학 스포츠를 되살리기 위해 결국 가장 절실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이다. 이에 KUSF는 재학생들이 U-리그 경기장에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농구, 축구, 배구 종목의 운영 방식을 서로의 대학에서 한 번씩 경기하는 ‘홈 앤드 어웨이’로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문제는 학교 측의 제대로 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홍보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교내 학생 단체들이 있다. 바로 ‘서포터즈’다. 성균관대에도 각 종목의 서포터즈가 활동하고 있다. 배구부 서포터즈 ‘킹고팡스’, 축구부 서포터즈 ‘킹고데빌’, 야구부 서포터즈 ‘킹고허슬’, 농구부 서포터즈 ‘킹고슬램’이 그 주인공이다. 각 서포터즈는 선수 및 경기 지원부터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홍보, 레플리카 판매 등 운동부를 위한 전반의 일을 맡고 있다. 그라운드 밖 또 다른 주인공, 본교 축구부 서포터즈 ‘킹고데빌’을 찾아 그들의 열정을 들여다봤다.


Q. 안녕하세요. 킹고데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킹고데빌은 성균관대학교 축구부의 공식 서포터즈입니다. 스포츠과학과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순한 응원을 넘어 선수 및 경기 지원, 홍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선수단을 지원하는 프로 구단의 사무 조직인 프런트와 동일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시면 편할 것 같아요.


Q. 킹고데빌은 경기 내외로 여러 측면에서 축구부를 위해 힘쓰고 있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주로 하나요?

온오프라인으로 축구부를 서포트하고 있어요. 온라인 활동은 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여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U-리그 및 각종 대회의 일정과 결과 공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선수 생일 축하 게시물이나 스쿼드 넘버 소개, 실시간 골 장면 공유 등 다양한 게시물 등을 업로드하고 있어요. 선수를 홍보하기 위한 릴스 제작 및 경기 및 훈련 사진 업로드도 주요 업무 중 하나입니다. 오프라인 활동의 핵심은 경기 진행요원으로서의 역할이에요. 볼보이, 들것 요원, 전광판 운영, 전술용 영상 촬영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경기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경험은 서포터즈 활동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킹고데빌은 축구부의 ‘열두 번째 선수’라는 마음가짐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축구부를 위해 뛰고 있답니다.


Q. 프로리그에는 없는 대학 스포츠만이 가지는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학 스포츠의 최전방에서 목격하신 매력들이 궁금해요.

대학스포츠는 정제되지 않음에서 오는 매력이 있어요. 경기가 시작되면 스피커가 꺼지고 경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소리도 전자음이 아닌 심판의 휘슬이 전부거든요. 그렇다 보니 선수들의 소리와 관중들의 말소리 하나하나가 잘 들려요. 처음에는 응원가와 효과음이 없는 경기 현장이 너무 어색했는데 지금은 그 날것의 분위기가 오히려 매력인 것 같아요. 아쉬운 순간에 탄식하거나 골이 들어갔을 때 환호하는 소리가 더 극적으로 들리니까요. 경기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선수들과의 거리감이 프로리그에 비해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아요. 축구장 위에서는 선수지만 평소에는 같은 과 학생으로 만나 수업을 같이 듣거나 기숙사 앞에서 마주치기도 하니까요. 선수와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건 팬의 입장에서 좋은 일이죠. 경기가 끝나고 자유롭게 같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간이 인터뷰를 요청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어떤 분야의 팬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아닐까요? 그리고 프로리그가 이미 완성된 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라면, 대학 스포츠는 선수들이 아직 성장하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 있다는 점에서 특별해요. 관중들은 선수들의 성장과 연대를 지켜볼 수 있죠.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고 대학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된 학우분들께 성균관대 축구부를 홍보해 주세요.

대학 스포츠는 늘 가까이에 있지만, 막상 그 존재를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이 많아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 분이라도 ‘우리 학교에 이런 팀이 있었구나’, ‘경기 한번 보러 가볼까?’ 같은 생각을 해주신다면 저희로서는 정말 큰 보람일 것 같아요. 축구부는 늘 운동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고, 킹고데빌도 그 곁에서 항상 함께 움직이고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학우분들께서 축구부와 함께 호흡하며 대학 스포츠의 매력을 가까이에서 느껴보셨으면 해요. 끝으로 성균관대 축구부의 슬로건은 ‘위대한 그 이름, 팀 성균관’입니다. 이 문장에서 말하는 ‘팀 성균관’은 단지 선수들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함께하는 코치진, 선수단을 지원하는 서포터즈, 그리고 성균관대 축구부를 응원해 주시는 학우분들까지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도 이미 ‘팀 성균관’의 일부일지 몰라요. 언젠가 운동장에서 함께 응원하며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 가자 우리의 꿈에’ - 선수 인터뷰

‘자, 가자 우리의 꿈에’ 야구 소년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약속이자 다짐이다. 흙먼지 날리는 그라운드, 햇살을 가르며 뻗어가는 공, 땀으로 흠뻑 젖은 유니폼, 환호하는 관중. 이 모든 풍경은 누군가의 꿈이다. 그런 꿈을 품고 여전히 마운드에 서는 이가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공을 손에 쥐었던 소년은 어느덧 성균관대학교 야구부의 졸업반 투수가 되었다. 본교 야구부 김영준 선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야구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Q. 안녕하세요, 선수님.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과 22학번 야구부 투수 김영준입니다.


Q. 초등학교 4학년에 야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셨어요. 야구가 늘 즐거울 수만은 없었을 것 같아요.

네 맞아요. 늘 즐거울 수만은 없죠. 저는 고등학교 때보다 대학교에 와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는 대학교 진학이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대학에 와서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이대로 졸업하면 더 이상 야구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특히 3학년 때 팔수술하고 나서 많이 힘들었었죠. 제가 생각한 대로 공이 잘 가지 않더라고요. 투구 밸런스도 맞지 않았고요. 지금까지 잘 해온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연습해야 하니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저를 지원해 주신 걸 생각하면 이건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운동했던 것 같아요. 또 주변 지도자분들이나 친구들의 응원에도 힘을 얻었고요.


Q. 야구 외에 대학생으로서 병행하는 일상은 어떤가요? 운동과 학업의 균형, 수업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등이 궁금해요.

야구부도 훈련보다는 학업이 먼저여서 저희도 일반 학우들처럼 똑같이 열심히 강의를 들어요. 그래서 수업이 없는 야간에 나와서 훈련을 하기도 하죠. 야구도 해야 하는데 과제도 해야 하고 시험도 쳐야 하는 게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는 학교에서 하는 축제나 MT 같은 행사는 참여를 잘 못하는데, 그래서 학우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는 건 좀 아쉬운 것 같아요. 또 저 말고 다른 야구부 친구들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프로 입단을 목표로 야구를 하고 있는 저와 달리,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는데요. 그런 친구들은 보통 다른 단과대로의 복수 전공을 하거나 스포츠과학과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Q. 대학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필요한 지원이나 변화가 있다면, 선수 입장에서 바라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훈련 시설이나 장비를 최신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환경이 마련되면 선수들은 그 위에서 더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프로구단에는 전담 트레이너가 있어요. 트레이너가 짜주는 식단을 먹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속에서 운동하면 피지컬도 좋아지고 스피드나 순발력도 키울 수 있어요. 당연히 프로만큼은 어렵겠지만 대학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기반 위에서 운동할 수 있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학업과 운동의 병행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가 많아요. 수강 신청도 일반 학우들과 똑같이 선착순으로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선수들마다 시간표가 달라서 훈련하기 힘들죠. 수업 시간표 운영 방식을 유연하게 개선하고 학업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저는 프로 진출을 목표로 훈련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어 학점 미달에 대한 걱정도 있고요. 또 농구나 배구 같은 종목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야구는 그렇지 않거든요. 야구는 충북에 있는 보은스포츠파크에서 거의 모든 경기가 치러져요. 학교에서 홈 경기를 하면 학우분들도 보러 오시기 편할 텐데 그렇지 못해서 많이 아쉽죠. 앞으로 더 많은 학우분들께 저희의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Q. 지난 6월에 열린 제3회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 참가하셨어요.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이 꿈을 펼치고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큰 무대였다고 들었는데요, 직접 뛰신 입장에서 선수님께 이 대회는 어떤 기회였을까요?

우선 최근에 개장한 신구장(한화생명 볼파크)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기회였죠. 프로 선수들이 뛰는 곳이잖아요. 그리고 프로 구단 스카우터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한 구단당 거의 7명씩 오셨더라고요. 그분들께 제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올스타전 참가 선수로 뽑힌 것도 그분들께 주목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거니까 뿌듯했죠. 그리고 몬스터 월 안쪽 복층 불펜의 2층에서 팔을 푸는데 기분이 색다르더라고요. 등판해서 볼넷을 하나 준 게 아쉽긴 하지만 저도 빨리 프로 선수가 되어서 이 마운드를 다시 밟고 싶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날 부모님이랑 삼촌도 오셨고 사촌 동생도 왔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지인들한테 제가 나온다고 자랑하시기도 했나 봐요. 이럴 때는 제가 만약 프로 가게 되면 얼마나 더 좋아하실 생각하죠.


Q. 대학 야구 선수로 생활하면서 느끼는 대학 스포츠만의 매력 두 가지를 자랑해 주세요.

우선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면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동료를 넘어서 평생 친구를 만든다는 점이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프로는 일종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같은 팀 내에서도 경쟁이거든요. 그런데 대학 스포츠는 경쟁보다는 공동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마음을 맞춰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관중분들께서도 이런 과정을 기대하시면서 대학리그를 보시는 것 같아요. 두 번째로는 대학 스포츠가 도전과 성장의 기회라는 점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프로 무대는 한 경기가 아니라 한 타석만 못 해도 교체될 수 있어요. 애초에 그 한 타석에 설 기회를 부여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죠. 그런데 대학 무대는 달라요. 이번 타석에서 못해도 다음 타석에 들어설 수 있어요. 그러니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선수는 교체될 두려움에 떠는 게 아니라 다음 타석에서는 꼭 안타를 쳐야지 같은 다짐을 하게 되죠. 이러한 경험들이 선수들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선수로서의 목표나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일단 가장 큰 목표는 드래프트 지명을 받는 거죠. 올해 드래프트가 9월 17일에 있으니까 이제 두 달 정도 남았네요. 결과는 학교에서 야구부 친구들이랑 보거나 혼자 방에서 보려고요. 일단 지명을 받지 못해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 있어요. 만약 지명을 받게 되면 그 후에는 1군에 콜업되어서 제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죠. 더 말해보자면 이왕이면 지금 이강철 감독님이 계시는 KT 위즈에 지명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투수를 육성하는 감독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구속이 아닌 제구로 타자와 승부하는 선발 투수가 되고 싶어요. 사실 어느 구단이든 뽑아주시면 감사하죠. 그리고 아주 나중에는 카페를 차리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웃음)


Q. 대학 스포츠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 같아요. 선수님의 인터뷰를 읽을 학우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 스포츠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서 열정과 노력, 팀워크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무대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 인터뷰를 읽는 독자분들께서도 대학 스포츠의 땀과 열정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선수들의 꿈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성균관대 야구부가 9월에 U-리그 왕중왕전 대회에 출전해요. 왕중왕전은 예선전에서 본선에 진출한 5개 팀만이 참가할 수 있어서 대학 리그에서 가장 큰 대회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학우분들께서 많이 응원하러 와주시면 저희가 더 힘내서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김영준 선수에게 유니폼 ‘손마킹’을 부탁했다. 아마추어 야구 유니폼에는 이름이 없고 배번만 적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영준 선수가 입는 성균관대 야구부 유니폼의 등판에도 등번호 1만이 적혀 있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유니폼 위에 직접 적은 이름 석 자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그 이름이 프로 유니폼에 당당히 새겨져 더 많은 관중 앞에서 빛나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대학 스포츠에 화려한 조명과 북적이는 팬덤을 대신하는 선수들의 흐르는 땀, 서포터즈의 뜨거운 열정, 관중석의 숨죽인 긴장은 프로 못지않은 가치를 가진다. 누군가의 청춘을 응원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가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는 이 캠퍼스에서, 이토록 진심 어린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대학 스포츠의 매력은 바로 그 현장에 있다. 이 글을 읽고 대학 스포츠가 궁금해졌다면 한 번쯤 경기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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