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의 형제 이론 속 우리
나랑 내 동생은 6살 차이다.
적지 않은 나이 차이지만, 우린 꽤 자주 부딪히기도 하고, 묘하게도 닮은 점이 많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 닮아가는 중이다.
예전의 나는 뭐든 빠르게 움직였다.
정보를 먼저 알고, 기회를 먼저 포착하고, 뭔가 돈이 된다고 하면 눈이 번쩍 떠져서 달려들곤 했다.
동생은 그 반대였다.
돈이 되든 말든, 글에만 몰두했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채워갔다.
나는 번개처럼 먼저 튀었고, 동생은 바위처럼 단단히 자리를 지켰다.
나는 불꽃처럼 튀었고, 동생은 그 불꽃을 오래 지탱하는 심지 같았다.
신기한 건, 요즘 그 패턴이 서로 뒤바뀌고 있다는 거다.
동생이 “돈 좀 벌어야겠다”면서 현실적인 걸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몸이 피곤한데… 뭐, 안 해도 되지 뭐’ 하며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제일 먼저 뛰어들었을 일도
이젠 “그러거나 말거나~” 하면서 느긋하게 한 발 뒤로 빠진다.
가끔 그런 변화가 우습기도 하고, 조금은 놀랍기도 하다.
사람이 이렇게 바뀌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어쩌면 인생의 굴곡이, 리듬이 서로 뒤섞이며 서로를 닮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한 번은 심리 공부를 하며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형제자매 이론을 발표한 적이 있다.
‘형제는 왜 그렇게 다르게 자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론이었는데,
그때 교수님이 하셨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형제는 서로를 통해 자리를 잡아요. 경쟁도 하고, 보완도 하죠.”
나는 발표하면서도 ‘맞아, 우리 남매도 딱 이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지금, 시간이 흘러
서로의 페이스가 바뀌고 있는 이 상황을 겪으면서
다시 그 말이 떠오른다.
결국 우린, 서로를 통해 자라고 있었던 거다.
나는 여전히 빠르게 번쩍일 때가 있다.
동생은 여전히 느긋하게 멍 때릴 줄 안다.
그런 우리 사이, 중간 어디쯤에서
조용히 마주 앉아 웃는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왔고,
지금도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요즘은 이상하게, 너랑 내가 닮아 보인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경험은 결국 자원이 된다.
그땐 단순한 발표였고, 공부였고, 과제였을 뿐인데—
지금 돌아보니 그 모든 경험이 내 삶과 이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글이 되고, 메시지가 되고, 누군가에겐 조용한 위로가 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당신만의 이야기가 되고
누군가에겐 힘이 되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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