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손에서 피어난 가장 소중한 지게
여름방학, 아버지와 만든 소중한 기억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쏟아져 내리던
어느 여름방학,
문득 오래된 기억 하나가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그 속엔,
여전히 따뜻한 온기를 간직한
작고 소중한 ‘지게’ 하나가 놓여 있지요.
아버지의 손끝에서 태어난 지게
그중에서도
아버지의 손끝에서 태어난 지게는
시간이 흘러도 가장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지금은 아득하게 느껴지는 그 시절,
작은 손으로 세상을 만지던 어린 날의 저는
유독 여름방학 숙제를 만드는 시간에
큰 설렘을 느꼈습니다.
그건 단순한 과제가 아니었지요.
가족의 사랑과 손재주가 깃든
마법 같은 시간이었으니까요.
오빠가 만들어준 여치통
그 첫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첫 숙제는 오빠의 너른 등 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밤,
오빠는 마당 한켠의 밀짚을 능숙하게 엮어
근사한 여치통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조그만 구멍으로 보이는 여치의 움직임이 신기해
밤새 통을 들여다보던 기억.
오빠가 건네준 여치통 속엔
작은 생명뿐 아니라
오빠의 다정한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지요.
그 시절의 오빠는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마법사 같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제 편이 되어주는 커다란 영웅이었죠.
아버지와 함께 지게 만들기
그리고 이듬해, 2학년 여름방학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여름 숙제는
조금 더 특별하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지요.
다른 친구들이 색종이와 풀로 흔한 만들기를 해갈 때,
제 여름방학 만들기 숙제는 조금 남달랐습니다.
그 특별한 숙제를 위해
아버지와 저는 지게를 만들 재료를 찾으러 앞동산으로 향했습니다.
부드러운 햇살이 흙길을 감싸는 가운데,
산등성이가 미끄러운지도 모른 채
덩실덩실 춤을 추고,
아버지 앞에서 신나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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