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son 고인숙. 출간되다.

오래 기다려온 안부, 이제 책으로 여러분을 만납니다

by 고인숙

안녕하세요

이제야 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창경궁에 500년이 넘은 백송이 있다.

하얗게 자신을 태우며 곧게 뻗어 올라간

그 위엄과 고고함.

말없이 압도하는

고지직한 선비의 모습.

성깔 더러운 노인네같으니.

마음에 티끌하나 묻히지 않으려고

곁가지 하나 붙이지 않고

세월을 삼키고 삼켜서 생긴 사리같은 흔적들.

무엇이 그리워,

기다림의 망부석이 되었나

⸻ 메종 고인숙의 저자의 말 중


당신은 매번 굴러떨어지는 돌덩이를 힘껏

밀어올리는, 시지프의 등 을 보면서

블랙홀같은 무저갱의 소리없는 침묵의
소리를 들어 보았는가.

⸻ 고인숙의 시지프의신화 중


창밖에 잔잔히 내리던 빗소리는 점점 더

유리창을 때린다.

와인 한 잔씩에 마음이 녹았는지, 갑자기

스텔라가 첼로를 끌어앉고 온몸으로 운다.

검은 머리칼 사이, 초점없이 허공을 응시하는 파란 눈동자는

허탈한 듯 서글픔을 묻히고,

Lucio Dalla – Caruso

활을 천천히 길게 끈다. 침묵같은 마찰음.

무거운 중저음의 D단조가 공기를 낮게 긁는다.

땅을 다지는듯한 깊고 애절한슬픔이

바닥에 깔린다. 그는 D단조의 바다 한가운데서

활을 더 길게, 더 깊게 끌어당긴다.

마치 마지막 사랑을 끌어앉듯이.

⸻ 고인숙의 카루소 중


이 카루소는 따로 쳅터를 두지 않았다.

대화중 독자분들 무료 할까봐 중간에

카루소 연주를 끼워 넣었다

나름 제 책에 백미라고도 생각하는데,

제 책에는 시지프의 신화와 카루소가

혼자만의 시선, 혼자만의 느낌으로 쓴 공간입니다.

그동안 메종 고인숙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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