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로컬로 시작된 혁신 : 라이즈와 창업이야기

에피소드 4 – “다음 창업자에게 건네는 편지”

by 조광근

“다음 창업자에게 건네는 편지”

: 경험에서 얻은 조언


박성우는 ‘모모의 부엌’이라는 작은 로컬 카페의 운영자다.

한때, 그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 일하며 수많은 창업가를 만나왔고, 이론과 기획, 전략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그에게도 인생을 거는 실전 창업은 전혀 다른 무대였다.

그는 처음으로 카페 문을 연 날을 기억한다.

인테리어는 미완성이었고, 전단지는 뿌리기 전에 젖어버렸으며, 첫날의 매출은 0원이었다.


“처음엔 부끄러워 말도 못 꺼냈어요. 내가 이런 걸 하자고 했던 건가, 자책이 컸죠.”

하지만 박성우는 실패를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번 달 매출은 –34만원입니다.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까요?”라고 썼다.


기적은 거기서 시작됐다.

단골이 생겼고, 주민들이 솔직한 운영에 감동했다.

그는 메뉴를 바꾸고, 고객 동선을 다시 설계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책장을 들였다.

매달 1일, 카페 벽에는 ‘운영 보고서’가 붙었다.

매출 그래프와 시행착오 일지, 고객 피드백 요약까지 포함된 ‘동네 경영 리포트’였다.

실패는 나눌수록 빛나는 자산이 된다


박성우는 그렇게 자신의 창업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록은 혼자 보기 위한 게 아니라 공유하기 위한 것이 되었다.

그는 지역 청년들과 소모임을 만들었고, 자신의 실패를 담은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이 책은 성공 노하우가 아니라, 실패의 복기법이자 누구나 맞닥뜨릴 위기에 대한 예방 백신 같은 역할을 했다.


그의 책 앞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나는 위대한 창업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위기를 통과한 사람으로서 당신에게 이 편지를 보냅니다.”

조언은 이론이 아니라, 지나온 발자국이다


많은 창업 강연이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고 말하지만


박성우는 반대로 말한다.

“이렇게 하니 망했어요. 그런데 그게 계기가 됐어요.”


그의 진심이, 예비 창업자들을 울리고, 웃기고, 일으킨다.

이제 그는 매달 ‘창업자 공개상담소’를 연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어떻게 해야 포기하지 않나요?”이다.


박성우는 대답한다.

“포기하고 싶다고 말해도 됩니다.

다만 그걸 혼자 말하지 마세요. 함께 나누면, 그건 포기가 아니라 전략이 됩니다.”


� 깨달음: 당신의 길은 누군가의 등불이 된다

창업은 언제나 외로운 길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길을 걸었던 누군가의 흔적이 우리에게 말한다.

“그대, 혼자가 아니오.”


경험은 나눌 때 힘이 된다. 실패는 적어둘 때 지혜가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다음 사람에게 전할 때, 비로소 우리는 선배 창업자가 된다.


“당신의 창업 여정은,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편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로컬로 시작된 혁신 : 라이즈와 창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