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역의 작은 마을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그 골목 어귀마다 자리 잡은 소규모 점포와 창업 카페, 그리고 작지만 활기 넘치는 공방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로컬이 또 다른 혁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은 그 현장에서 더욱 선명해졌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지역혁신중심대학 지원체계, 즉 라이즈(RISE)*가 있었다.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
그날, “창업”과 “교육”,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돕는 “정책”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1. 창업: “나만의 생존”이 아닌 “지역의 가치 창조”
창업은 흔히 “생존을 위한 시작”으로 이야기되곤 한다. 하지만 지역 현장에서 만난 창업자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이 동네에서, 우리가 가진 가치를 꼭 보여주고 싶어요.”
도시에서라면 이미 넘쳐나는 아이템이라도, 작은 지역에서는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
규모는 작아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색다른 브랜드와 스토리는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이들은 말 그대로 ‘지역 특화’를 무기로 삼고 있었습니다. 그 무기가 통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탐색하고 있기 때문이죠. 창업가들은 동네 사람들과 협업하고, 재료를 조달하며, 고객이자 이웃인 주민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2. 교육: “배움을 통해 현장에 뛰어들다”
대학이 단순히 연구 중심으로 머물던 시절, 지역과의 연결고리는 그다지 두텁지 않았다. 그러나 RISE 사업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교육이라는 축이 ‘현장 친화적인 학습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우는 이론이 마을에서 직접 실험되고, 주민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보면, 더 이상 학문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대학교 교수님이 건네주신 이야기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그저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창업 아이디어를 개발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현장감과 사회적 책임감을 키워나간다.
결국, 교육은 단순히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지역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장”이 된다.
3. 정책: “연결하는 힘, 지지하는 정책”
창업도, 교육도 중요한 축이지만,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려면 역시 정책적 지원이 필수이다. 특히나 지역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사업들은 시작 단계에서 위험부담이 크기 마련이다. 그래서 RISE와 같은 지원체계가 더없이 소중하다.
- 행정적 절차를 단순화하고, 실험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
- 대학과 지자체, 기업, 그리고 주민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 제공.
- 창업자금이나 실증사업 지원 등 구체적인 재정적·제도적 뒷받침.
정책은 결국 “연결하는 힘”이다.
이 연결이 제대로 작동하면, 지역에 산재해 있던 여러 자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또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창업 아이디어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로 이어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4. 함께 만드는 로컬 생태계: “한 걸음씩, 제대로”
혁신이 무조건 ‘규모가 커야’만 실현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지역에서는 오히려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소규모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차츰차츰 더해지며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창업이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와 문화를 불러오고,
- 교육이 그것을 이론으로 뒷받침하며 더 많은 혁신가를 길러내고,
- 정책이 이를 안정적으로 지속시키는 기반을 마련해 줍니다.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세 가지가 삼각편대를 이루며 돌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5. 기록을 마치며: “나와 지역이 함께 자라는 꿈”
지역 안에서 ‘서로를 알게 되는 기쁨’이 커지고,그 기쁨이 “한번 해보자”는 호기심과 도전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작은 성공 사례가 되고, 더 큰 협력으로 번져 나간다는 사실이 인상 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또 다른 지역 창업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어떤 대학생은 졸업 후 대도시가 아닌 고향으로 돌아가 이웃들과 작은 가게를 열 생각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정책이 조금씩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나와 지역이 함께 자라나는 꿈”, 이것이 지역 혁신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함께 그리는 미래
언젠가 로컬에서 시작된 이 혁신이 전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더라도, 그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과 “지역”이 있을 것이다. 지역과 대학에서 시작되는 창업과 교육, 보육정책이 맞물려 돌아가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더욱 따뜻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저 역시 계속해서 이 기록을 남기고, 그 현장에서 직접 발을 디디며, 작은 성공과 실패를 지켜볼 생각이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직은 다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지역 혁신”이 미래를 여는 열쇠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열쇠는 이미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RISE가 만든 로컬창업의 길 위에서 만나게 될 창업자 여러분께, 진심어린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한 걸음씩, 하지만 꾸준하고 단단하게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