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작은 동물원이었다.

^^

by 감성멘토



오늘은
냇가 대신 마당을 떠올려본다.
우리 집에는
동물들이 많았다.
여물을 씹던 소가 있었고
마구간에서는
짚 냄새가 늘 났다.
토끼는 구석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고,
닭은 마당을 제 것인 양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이 모든 게
마치 작은 동물원 같았다.
하지만 그땐
동물원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우리 집이 그랬다.
아침이면
소 숨소리가 먼저 들렸고,
닭 울음소리에
하루가 시작되었다.
토끼는 조용했지만
가까이 가면
작은 코가 바쁘게 움직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집은 늘 살아 있었다.
사람 말고도
다른 숨들이 가득했으니까.
냄새도, 소리도, 움직임도
모두 섞여 있었다.
어릴 적 나는
그게 당연한 풍경인 줄 알았다.
마당에 동물이 있다는 게
특별한 일인 줄 몰랐다.
도시에 와 보니
그제야 알았다.
고요함은
아무 소리도 없는 게 아니라는 걸.
소 여물 씹는 소리,
닭 날갯짓 소리,
토끼가 풀 뜯는 소리까지
그 모든 게
하루를 채워주고 있었다는 걸.
나의 살던 고향은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었다.
함께 숨 쉬는 것들이
많던 집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지금도 나는
조금은 북적이는 삶이
덜 외롭다.
그 집은
작은 동물원 같았지만
사실은
아주 따뜻한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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