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으로
요즘 따라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것들, 익숙한 일상, 반복되는 풍경, 곁에 있는 사람들,
그 모든 것이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 믿으며 사는 게 당연했던 날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을 때가 찾아온다.
늘 웃으며 인사해주던 동료가 병가를 내고,
익숙하게 지나치던 골목의 꽃집이 문을 닫고,
아무렇지 않게 먹던 한 끼가 갑자기 울컥 눈물겨워지는 그런 순간.
나는 오늘도 화단에 활짝 핀 작은 꽃송이를 보았다.
“아, 봄이구나.”
입 밖으로 말은 나왔지만,
내 마음은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고 있었을까.
아니, 사실은 보지 못했다.
아름답다는 걸 머리로만 인식했을 뿐,
마음은 어딘가 딴생각을 하며 지나치고 있었던 거다.
머리에는 온갖 잡념이 가득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음을 덮고 있었기에,
꽃은 나를 향해 피어 있었지만
나는 마음을 피우지 못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런 시간을 지나고 있을까.
보이지 않아서 못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닫혀 있어서 못 보는 것.
느낄 틈이 없어서,
아니 어쩌면 느끼기를 잠시 포기하고 사는 것.
사실, 꽃이 보여서 행복한 게 아니라
마음이 열려야 그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꽃이 보여도 슬프고,
어떤 날은 꽃이 없어도 마음에 꽃이 핀다.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해본다.
혹시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 중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무엇일까.
지금 곁에 있는 사람,
지금 누리고 있는 건강,
매일 아침 눈을 뜰 수 있는 것,
그리고 봄이 되면 피어나는 작은 꽃 하나까지.
이 모든 것이 어느 날 사라진다면
그제야 우리는 알게 되겠지.
당연했던 모든 것이,
사실은 선물이었다는 걸.
그러니 오늘은 잠깐이라도 걸음을 멈춰보자.
누군가에게 인사를 건네고,
잠시 눈을 감고 봄바람을 느껴보고,
작은 꽃 하나라도 제대로 바라보자.
마음이 힘들어도,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잠깐이라도 마음을 활짝 열어보자.
꽃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우리의 마음이 그 자리를 떠나 있었을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