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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이 문제다 (1) - 나는 무기력한가?

<무기력이 문제다>를 읽고 쓰는 에세이

by 수수

자신의 나이와 위치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건강한 사람이다.


어떻게 해야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답은 하루를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이끌어가는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하루가 쌓여 일생이 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하루하루를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그런데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오늘 하루를 허비한다면, 미래는 불투명해지고 절망이 스스로를 잠식한다. 그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사람은 하루 치 만큼 병든다.


[<무기력이 문제다> 박경숙 지음]에서 발췌



서점에 심리학 섹션에 들렀다.

내 마음이 힘들어 스스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심리학 섹션에서 이런저런 책을 살펴보다 마음을 이끄는 제목이 있다.

"무기력이 문제다".


여태 나는 나의 상태를 딱히 '무기력'이라는 단어로 정의하지 않았다.
'즐겁지 않다'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불안하다' '하기 싫다'... 와 같은 단어로 표현했었는데,

'무기력'이라는 단어를 보고 꽂히는 걸 보니 '아 내가 무기력 한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기력"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글을 보러 들어왔다면, 아래 리스트를 한번 체크해 보자.


☐ 최근 모든 흥미를 잃었고 부정적인 생각만 든다.

☐ 퇴근 시간만 기다려진다.

☐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 매사에 조바심이 자꾸 생긴다.

☐ 직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부쪽 늘었다.

☐ 전보다 두통(요통, 혹은 기타 질환)이 심해졌다.

☐ 최근 술을 많이 먹고 주량도 늘었다.

☐ 예전에 비해 기운이 떨어지고 하루종일 피곤하기만 하다.

☐ 근래 들어 일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 밤에 잠을 못 이루거나, 새벽에 자주 깨고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든 일이 많다

☐ 제대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진다.

☐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몇 개나 해당이 되는가?

난 한 개 빼고 다 해당되는 것 같다.


특히 와닿는 부분은, '제대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진다'이다.


난 회사에서 아주 바쁘게 일하는 편인데, 그만큼 "완료" 처리하는 일들도 많다.

이메일 답신을 작성하고, 기획서를 작성하고, 보고를 하고..


난 많은 일들을 처리하는데, 왜 제대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사실 돌아보면 딱히 못한 게 아닌 일들도 많은데 말이다.


내가 해낸 많은 일들 중, "실패" 한 경험에 대한 강점은 강렬하게 쓰라리다. 그런데 무언가를 "해낸" 경험은 사실 즐거움이라기보다, "하.. 끝났다"라는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된다는 소소한 안도감에 가깝다.


심리학자들은 스스로의 감정을 자각하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라고 한다.
나는 오늘 내가 '무기력' 상태에 있음을 깨달았다.

이것이 나의 무기력을 기력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시작점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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