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만난 인류<1> "1분은 지각이 아니에요"

스타트업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1탄

by 우사미

2016년 첫 취업에 성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어린 나이였지만, 주변에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만 너무 늦는다고 생각해 조급함만 커져가던 해였다. 내 나름대로 기준에 따라 여러군데의 회사에 지원했지만, 수십군데를 낙방했고 거의 포기했을 때 쯤 합격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야심차게 시작한 첫 회사생활 이후, 난 한번의 이직을 했고 지금은 스타트업을 운영중에 있다. 안전함과 함께 미리 짜여진 것들을 하나씩 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회사 창업이란 절대 계획에 없었던 일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시작한 스타트업이지만 생각보다 더 다채로운 문제들을 직면하게 되었고, 그중에서 '사람'에 대한 문제는 스타트업에선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직원이 0명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입사한 직원들은 시도때도 없이 그만두기 바빴고 다녔던 직원들 중에서도 빌런들은 차고 넘쳤지만 그런 사람조차도 필요한 곳이 회사였기에 나의 인내심은 나날이 늘어만 갔다. 스타트업에서 수도없이 만난 인류 중 오늘은 '지각빌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요즘 많은 커뮤니티에서도 출근시간, 업무시간에 대한 논쟁이 많다. 출근이 9시인 경우 9시까지 회사를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9시에 업무를 시작해야하기 때문에 미리 출근을 하는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화제인데 사실 난 전자든 후자든 결국 정해진 시간은 무조건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9시에 땡하고 회사를 들어오기 위해서도 9시를 지켜야하고, 9시에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서 여유를 두고 출근해야하는 것도 결국 시간을 지켜야만 해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다보면 밥먹듯이 지각하는 직원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우리 회사에도 1-2분은 대수롭지 않게 매일 지각하는 직원이 한명 있었다. 일찍와야 땡돌이였고 늘 지각을 일삼았다. 그렇다고 일을 잘했는가? 그것도 전혀 아니다. 본인의 일을 뭉개고 있기 일쑤였고, 그 사람에게 '네'라는 대답은 그냥 형식에 불과했다.


매일의 지각을 꾹 참으며 지켜보다가 한번은 면담을 통해 지각에 대해 언급했다.

"지각이 너무 잦은 것 같은데, 출근 시간은 신경써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정중하되 단호하게 말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지각 할 수도 있죠."였다.


언제부터 지각이 당연한 것이었던걸까.

직원들 모두 지각하지 않고, 계약된 시간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부터 피곤한 몸을 깨워 다닥다닥 붙어있는 대중교통에 몸을 싣고 출근을 하는데, 지각 할 수도 있는거 아니냐니. 정말 놀라운 대답이었다.


그 사람의 말대로 지각은 할 수 있다. 단, 피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이렇게 당당하고 뻔뻔하게 대답하는 직원과 결국 끝은 좋지 않았지만, 늘 이런 사람은 알아서 자기 자리를 챙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인성 쓰레기는 알아서 걸러진다고 느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되, 때로는 애써도 되는게 없다면 그냥 무시하고 흘려보내고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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