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2탄
앞서 스타트업에서 만난 인류<1>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타트업을 창업한 후, 수도없이 만난 인류 중 오늘은 '디데이 빌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디데이(D-day)"
어떤 계획을 실시할 예정일을 의미하는 말로 주로 해당 날짜까지 남은 날을 세어 표기한다. 수능 D-day 100이면 수능날까지 100일이 남았단 암시와 함께 다음날이 되면 수능날까지 3자리 수도 남지않았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찾아온다. 이처럼 어떤 업무에 있어서도 회사가 결정한 디데이가 있으면 우리는 그날을 위해 믹서기를 자처하며 영혼을 갈아넣는다.
사실 공식적인 디데이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의 모든 일에는 일정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다만 회사의 공식적인 일정은 엄청난 압박감이 공존할 뿐.
회사생활 N년차인 나에게 주어진 업무 디데이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 '해내야만 하는 것',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목표일까지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최선, 차선, 차차선까지 모두 다 동원할 뿐만 아니라 온갖 긴장감과 불안감, 예민함을 다 동반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디데이 빌런은 책임감은 커녕 디데이라는 목표일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인물이었다. 디데이에 대한 개념이 없는데 책임감이 있을리가. 너무 큰 걸 바랬군!
평소 업무를 진행하며 이미 빌런의 기운을 느끼고 있었지만,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확인하지 않으면 절대 끝내는 법이 없었고 약속된 날에 끝내지 않은 업무로 인해 프로젝트 전체가 지장이 있었지만 당사자는 꿋꿋했다.
하루는 맡은 일을 마무리하기로 약속된 날, 퇴근 시간에 나에게 오더니 "다 못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그걸 너가 알지, 내가 알까요?'
결국 하루는 맡은 업무에 대한 지연으로 인해 면담을 했더니, 오히려 자신의 자존심을 긁었다며 화를 냈다. 대체 어쩌란 말인가!
나에겐 죽기 살기로 지켜야 하는 날인 '디데이'가 그에겐 다같이 죽기로 작정한 날이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