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공동경비구역 JSA
★★★★★ (별점 5개)
1. 들여다보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배경으로 한다. 북한군 초소병(신하균)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립국 감독위원회 책임수사관인 소피(이영애)가 파견되어 조사를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던 중 사건 목격자인 국군 남성식 일병(김태우)이 투신자살을 시도한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수색 중 소변이 마려워 잠깐 이탈을 한 국군 이수혁 병장(이병헌)은 불행히도 지뢰를 밟게 된다. 그를 우연히 목격한 북한군(신하균, 송강호)은 그를 내버려 두고 가려했지만, 이수혁 병장을 구해 준다. 그 일을 계기로 국군과 북한군 사이에 서로 편지를 주고받다가 이수혁 병장이 북한군 초소에 방문하여 함께 놀기까지 한다. 그것을 남성식 일병에게 들키게 되었지만 오히려 이수혁병장은 그를 데리고 함께 북한군 초소에 가서 서로 호형호제하며 함께 논다. 그러던 어느 날 북한군 초소에 방문한 북한군 상사에게 이를 들키게 되고 총격사건이 벌어지며 그 북한군 상사와 신하균은 사망한다.
한편 소피는 남성식 일병의 투신 시도로 사건 조사에서 해임되게 되나, 진실을 알게 된 그녀는 이수혁 병장에게 신하균이 죽은 이유는 마지막에 쏜 이수혁 병장의 총알이었다는 것을 알려 주게 되고, 그 후 바로 이수혁 병장은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다.
2. 자세히 보기
1) 인지상정
인지상정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으로서 가지는 일반적인 감정을 가리킨다. 예컨대 넘어진 아이를 보면 일으켜주고 싶은 마음 등 생명과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감정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이수혁 병장과 북한군 사이의 교류는 지뢰를 밞은 사람을 구출해주고 싶은 마음, 즉 인지상정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 또한 이러한 인지상정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에 이수혁 병장은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는다. 그와 우정을 함께했던 사람을 자신이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가 죄책감을 가지는 것 또한 어쩌면 이러한 인지상정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2) 인지상정과 환경과의 갈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당연한 감정인 인지상정은 남한과 북한이 서로 총칼을 겨누고 있다는 분단의 현실 속에서 장애물을 맞이하게 된다. 이는 그들이 북한 초소에서 나누는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전쟁이 만약 나게 되면 내가 형을 쏘아야 하냐고 묻는 이수혁 병장의 대사는 그의 복잡한 심경을 내포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영화 속에서 갈등이라는 요소는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갈등, 혹은 내적인 갈등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영화에서는 사람과 환경 사이의 갈등, 보다 구체적으로는 인간의 마음과 현실 사이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보다 특수성을 지닌다고 보인다.
3. 나오기
우리나라는 6.25라는 비극을 겪으며 이산가족이 발생하는 등 많은 이들이 아픔을 안게 되었다. 본 영화 주인공들은 비록 선천적인 가족은 아니었으나 서로 교류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며 후천적인 가족을 이루었다. 서로 호형호제하는 모습에서 이 같은 모습이 잘 드러난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서로 헤어지게 되는 모습은 6.25의 비극을 작게 축소하여 보여준다. 남북분단의 비극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